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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품귀와 간접광고 규제의 역설

마드리갈 2021.06.08 15:00:01
요즘 타이레놀 품귀사태가 발생하고 있다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이후에 발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보니, 이런 경우에는 의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 대신 타이레놀이라는 상표명을 언급했다 보니 전국 각지의 약국에서는 타이레놀만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데 정작 타이레놀과 동일성분의 다른 해열제는 남아돌고 있는 현상이 있어요.

가격은 물론이고 판매채널에서조차도 일반인이 구입할 가능성 자체가 전혀 없는 상품에 대해서도 그렇게 간접광고를 규제하는데, 그렇게 철벽같은 간접광고규제는 여기서도 무너지네요. 중국의 대규모 통판업체가 시행하는 바겐세일 행사에 이어, 이제는 해열제 관련으로. 참으로 일관적이네요(솽스이와 매맷값, 이런 게 국어생활... 참조).

사실 저는 이 사태에 전혀 놀라지 않았어요.
그렇게 금과옥조로 여기는 원칙이고 뭐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예외적인 경우를 한두번 봤어야죠. 메스암페타민이라는 성분명을 두고 뭐가 좋다고 필로폰 운운하는지 이해못할 언론보도행태 등 언어생활의 편향은, 언어생활을 주도하는 언론이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예요. 언론계 종사자 중에 의학, 약학 등을 전공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더라도, 언어구사능력이 있는 한 시판중인 일반의약품 포장의 겉면에 명기된 성분표시 정도는 다 읽을 수 있는데 대체 그런 것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요.

전파는 공공재다 운운하면서 간접광고를 막는다는데, 상표명과 성분명도 구분못하는 보도행태 덕분에 간접광고 규제는 역설적으로 무력화되었어요. 대체 어느 쪽일까요. 간접광고를 막자는 건지, 허용하자는 건지. 어느 한 입장을 취하더라도 좋으니 일관적이었으면 좋네요. 어차피 국민에게 백신선택권도 없는데,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도 제조사를 모두 복자처리해서 아스트라제네카는 AZ, 얀센은 J, 모더나는 M, 화이자는 P로 기업명을 숨겨야 할 게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