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이용규칙 게시판 제19조 및
추가사항을 준수하여 작성된, 최근 벨라루스에서 일어난 관제테러리즘(State-sponsored Terrorism)에 대한 비판과 규탄을 주제로 한, 시사현안에 대한 논평의 용도로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릴께요.
"지금까지의 사건사고에 충격을 받았다면 담력시험한 셈 쳐라. 이제는 차원이 다른 사건사고다" 라고 말하는 같이 느껴지는 미증유의 사태가 하나 발생했어요. 2021년 5월 23일 현지시각, 소련 해체후에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국가 벨라루스에서 1994년 이래 벨라루스의 대통령으로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Александр Лукашенко, 1954년생)의 명령하에 벨라루스 공군의 전투기가 발진하여 벨라루스 상공을 비행중이던 여객기를 위협하여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의 공항에 강제착륙시키고 승객을 체포한 사건이 일어났어요.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래의 보도를 참조하시길 부탁드려요.
이 미증유의 사건에 대해서는 국제민간운송협회(IATA),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 및 미 국무부에서 강경한 비난을 발표했어요.
이에 대한 것들은 아래의 3가지 문서를 참조해 보시길 부탁드려요.
5월 23일에 강제착륙당한 여객기는 아일랜드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의 FR4978편.
이 항공기의 경로는 아래의 지도와 같아요. 출처는 위의 BBC 기사이므로 따로 표기하지는 않겠어요.
이 여객기는 승객 126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한 채 그리스 아테네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리투아니아 빌뉴스 국제공항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벨라루스의 영공에 진입하자 벨라루스 정부에서는 승객 2명을 문제삼아 민스크 공항에 착륙할 것을 명령했어요. 이것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명령으로 집행된 것으로, 전투기가 출격하여 따라붙어 위협하는 형식으로 강제되었어요. 폭탄테러 위협 운운했지만 그것은 어떠한 증거도 없었고, FR4978이 민스크 국제공항에 착륙한 뒤에 승객 중 벨라루스의 언론인 로만 드미트리예비치 프로타셰비치(Роман Дмитриевич Протасевич, 1995년생)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리투아니아 빌뉴스 소재의 유럽인권대학(European Humanities University)의 대학생 소피아 사페가(Sofia Sapega, 1998년생)가 체포되었어요. 소피아 사페가에게는 벨라루스 주재 러시아 영사가 찾아가지도 않았는데다 현 시점에서는 변호인의 접견도 불가능한 채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로만 프로타셰비치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반대하는 운동가로서 벨라루스 국립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었지만 2017년에 미신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도 했고, 알리바이를 입증하기는 했지만 다음해인 2018년에 퇴학조치를 당했어요. 그리고 다음해에는 폴란드로 이주후 2020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어요. 이후 벨라루스 정부에서는 그를 대중소요를 획책한다는 이유로 수배하고 있어요. 이번의 강제착륙의 건도, 프로타셰비치가 테러범이라서 그를 체포할 이유가 있다는 건데 그가 벨라루스 정부의 주장처럼 진짜 테러범이라고 하더라도 하이재킹이라는 형태의 관제테러가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절대 아닐 거예요. 또한 벨라루스 정부의 "기내에 폭탄이 있다" 라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었어요. 확실한 것은, 그를 불구대천의 적으로 여기고 있는 벨라루스가 그를 사형에 처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장기의 징역을 선고하여 아예 대외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격리해 둘 것이라는 점이죠.
이 FR4987는 민스크 국제공항을 떠나서 예정보다 8시간 반 넘어 빌뉴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는데, 승객이 몇 명 하기했다고 하네요.
내린 승객은 체포된 프로타셰비치, 사페가 및 그 2명 이외의 러시아인들이라는데, 그 러시아인들의 정체는 알 수 없어요. 아무튼 벨라루스측에서 기내를 수색했는데 폭탄은 없었다고 하고, 라이언에어의 승무원은 프로타셰비치의 망명 협조요구를 "정치적 사안에의 불개입" 방침을 이유로 거절하고...
정말 답이 없는 사건이죠.
국가원수의 명령으로 집행된 민항기 하이재킹,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국민 및 러시아의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 등으로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어요. 게다가 벨라루스측의 해명도 굉장히 괴상한 것으로, 난데없이 테러조직 하마스(Hamas)가 여객기 폭파 경고 및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및 유럽연합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보니 민항기를 강제착륙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해명에 대해서는 하마스 측에서 자신들과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박했어요.
이제 EU 회원국에 본점을 둔 항공사는 벨라루스의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요. 물론 벨라루스의 항공사도 EU 회원국의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요. 벨라루스는 내륙국이다 보니 이제 남은 국제교통수단은 육로밖에 없는데 프로타셰비치의 거소가 있는 폴란드 및 사페가가 다니는 대학의 소재국인 리투아니아가 이번 사안을 좋게 볼 리가 만무하겠죠. 나머지 국가 중 남쪽에 인접한 우크라이나와의 외교관계는 지난해 9월 이후로 경색되었는데다 북쪽에 인접한 라트비아는 EU 회원국. 그냥 고립되는 것밖에는 답이 없어요. 벨라루스로서는 그나마 지금 러시아가 이 건에 대해서 지극히 이성적으로 접근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Сергей Лавров, 1950년생) 러시아 외무장관이 비호하고 있는데다 러시아가 인권의식이 낮다 보니 자국민이 구금당해 있건 말건 그걸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겠어요.
1968년에는 소련이 미국의 시보드월드항공의 여객기인 253A편을 강제착륙시키고, 1978년에는 소련이 대한항공 여객기인 KE902편을 위협사격으로 강제착륙시키고, 1983년에는 소련이 대한항공 여객기인 KE007편을 격추하고, 2014년에는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반군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인 MH17편을 격추하고, 2021년에는 이렇게 벨라루스가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여객기인 FR4987을 강제착륙시킨 후 반체제 인사와 그의 연인을 체포, 구금하고...
이미 오래전에 소련은 해체되었지만, 벨라루스는 그런 소련의 악관행을 답습해서 21세기에도 재현했어요.
유럽의 북한이라고도 불리는, 정보가 극히 적고 폐쇄적이고 구글 지도에서도 정보가 북한 수준으로 적은 벨라루스는 북한에 비해 존재감이 아주 낮았지만 이제 명실상부하게 유럽의 북한이 되었어요. 그 벨라루스를 위한 하늘은 없을 것 같네요, 당분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