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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랑 나라사랑" 표어의 역설

SiteOwner 2021.04.02 20:43:26

1980년대에 많이 쓰였던 표어 중에 "국어사랑 나라사랑" 이 있었습니다.

이 자체는 참 좋은 표어이고 또한 그래서 말과 글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문정책의 동향을 보면서 이 표어를 떠올리면 참으로 괴이한 감을 떨칠 수 없게 됩니다. 제목에서 썼듯이 국어사랑 나라사랑 표어의 역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꽤나 씁쓸해집니다.


2010년대를 거쳐서 현재의 상황에 예의 표어를 소환해 보겠습니다.

이 표어에는 한 글자만 덧붙이면 됩니다. 맨 앞에 "중" 만 붙이면 21세기판이 됩니다. "중국어사랑 나라사랑" 이 됩니다.

중국어를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 중국어 남발로 국내에는 친중기조가 어느새 착실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러니 중국어 남발이 곧 애국인줄 아는 풍조가 그냥 상식이 된듯합니다. 중국의 전횡에 대해서 항의할 생각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인 식품의약국안전처의 직원이 "한국은 중국 속국이라" 라는 발언까지 합니다. 요즘 안그래도 중국의 "문화공정(文化工程)" 이 드러나서 굉장히 시끄럽고, 어떤 드라마는 중국편향의 역사왜곡 논란으로 조기종영되는 등의 거센 역풍을 맞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유독 조용합니다. 정말 어느 나라가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


문화공정이라는 말을 한자로 써 놓고 보니까 이런 것까지 생각납니다.

일본어로는 공정(工程), 긍정(肯定) 및 황제(皇帝)의 발음이 "코우테이(こうてい)" 로 똑같습니다. 중국어 남발 및 중국의 문화공정을 부지불식간에 긍정하게 되고 그런 중국을 황제로 모시고 살아야 하는 건가 싶은. 그냥 이게 기우로 끝나면 좋겠습니다만 기우가 아닐 것 같고 기정사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때가 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중국어도 배워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그 이전에 다른 나라에 귀화하든지. 한국인으로 살기가 이렇게 어렵고 더구나 소시민인 저로서는 환경에 적응해야지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별 도리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