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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근황 이야기

앨매리 2020.09.07 20:45:20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작년 말이군요. 벌써 2020년이 절반을 넘어서 끝나기까지 3개월 밖에 남지 않다니, 시간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벅차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변화를 돌아보면... 좋은 변화도 있고 안 좋은 변화도 있지만, 좋은 변화가 무엇이냐고 누군가가 물어보면 대답을 못 하겠더군요. 9개월 사이에 심리 상담을 여러 번 받았고, 제가 어떤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는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큰 좌절감이 저를 덮치기도 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제 상황과 너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안 좋은 습관을 고치려 해도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 습관들도 있어서 저도 힘들지만, 주변 사람들도 너무 힘들게 만든다는 점이 저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그걸 힘들어 하는 상황이 저를 더 힘들게 만들고... 마치 뫼비우스의 띠 속에 갇힌 기분입니다. 옛날에 무기력증 때문에 아무리 허우적거려도 빠져나갈 수 없는 늪 속에 빠진 듯한 기분이 다시 재현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좌절감도 저를 힘들게 하는 데 한 몫을 하더군요. 요즘 들어 가족에 대한 회의감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의무를 짊어지지 않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는 사실에 분노와 실망과 허탈함을 계속 느끼고 있어요. 동시에 무언가를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제 성향이 어디서 왔는지도 알 것 같다는 어렴풋한 생각도 들고, 그러다 보니 '나는 타인의 삶을 책임일 능력도 용기도 없으니 나는 가정을 꾸리지 말아야지'하는 생각도 불쑥불쑥 들고는 합니다.


날씨도 우중충한데 글 내용도 우울하네요... 다음에는 밝은 내용의 글을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