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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뒤가 입하(立夏)라니...

SiteOwner 2020.04.05 12:49:40

미증유의 사태로 시작부터 어수선한 2020년의 1분기가 끝났고 이미 2분기가 시작한지도 5일째입니다.

그런데, 오늘이 4월 5일이고, 한달 뒤인 5월 5일은 입하(立夏)입니다. 즉, 24절기상 남은 봄은 한달.

봄같지 않은 봄이었지만, 이것도 이렇게 끝나가고 있습니다.

아파트단지 앞의 대로변과 뒷산에 가득 들어선 나무도 이미 분홍색 꽃을 모두 다 떨어트리고, 잎을 한참 키워내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19 판데믹 사태로 사람들의 마음은 각박해져 있지만,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무르익어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입춘 이후로 봄이 2/3이나 흘렀고 1/3이 남아 있습니다.

판데믹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질문받는다면, 이미 와 있고 이제 떠나갈 채비를 한다고 대답해야겠군요.

그리고,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마지막 구절인 "찬란한 슬픔의 봄을" 의 의미도 알 것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봄, 그리고 다가올 여름을 이 음악과 같이 맞이하고 싶습니다.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1692년작 오페라 요정의 여왕(The Fairy Queen)의 한 곡인 "이제 여름이구나, 활기차고 명랑한(Here's the summer, sprightly, gay)"과 함께. 독창자는 영국의 카운터테너 성악가 알프레드 델러(Alfred Deller, 1912-1979).



Here's the Summer, Sprightly, Gay,

Smiling, Wanton, Fresh and Fair;

Adorn'd with all the Flowers of May,

Whose various Sweets perfume the Air.


이제 여름이구나, 활기차고 명랑한,

미소짓는, 제멋대로, 신선하고 아름다운,

5월의 모든 꽃들으로 장식하고

그 다채로운 향기로 하늘을 채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