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에 편입되면서 군용항공기의 자국개발과 해외에서의 도입을 병행해 왔습니다. 그 중 전투기에서는 미국의 리퍼블릭 F-84F 썬더스트리크 전투기를 1956년부터 도입한 이후로 록히드 F-104 스타파이터 및 맥도넬 더글라스 F-4 팬텀 등의 다양한 미국제 전투기를 운용하는 동시에 도르니에 알파제트, 파나비아 토네이도, 유로파이터 등의 자국과 다른 유럽국가들과의 컨소시엄으로 개발한 자국생산품을 병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3년에 기체수명이 도래한 마지막 F-4G가 퇴역하면서 독일 공군에서 운용되는 군용항공기는 수송 및 정찰 등의 분야에만 남게 되었고, 미국제 전투기는 독일 공군의 역사에서 완전히 퇴장한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유로파이터는 신뢰성 저하 및 유지비 폭등의 문제로 가동률이 처참하고, 파나비아 토네이도 또한 가변익기 특유의 높은 유지비에 예산마저 부족하여 현대전 수행능력 부족으로 나토 연합훈련에서 배제당하는 수모를 겪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런 상항에서 독일 공군이 파나비아 토네이도 113대의 대체분을 잠정결정한 모양입니다.
전투기 신규도입규모는 135대로, 그 중 유로파이터 90대, F/A-18 E/F수퍼호넷 30대 및 수퍼호넷의 전자전기 버전인 EA-18G 그라울러 15대로 가닥잡혀 있습니다. 문제는 나토 회원국들이 필요로 하는 미국의 B61 전술핵폭탄 운용능력인데, 자국산 유로파이터든 미국제의 두 기종이든 어느 쪽도 B61 운용능력이 없어서 운용능력 통합절차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유로파이터가 이것을 승인받으려면 미국측에 민감한 정보를 넘겨줘야 할 필요도 있다 보니 상황은 이리저리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다른 개발참여국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미국제 전투기에 B61 운용능력 부여작업을 미국에서 시행하기보다는 더 복잡하고 추가비용이 늘어날 것은 명백합니다.
아무튼, 안보문제를 집단안보 체제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국제적인 상황이다 보니 독일이 필요한 장비조달선을 자국 및 범유럽 차원에만 집착하기에는 한계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2040년경에 취역할 예정으로 프랑스와의 공동개발을 추진중인 미래전투기(Système de combat aérien du futur, 약칭 SCAF(프랑스어)/FCAS(영어))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의 20년간에 안보공백이 없으려면 독일 공군이 미국제 전투기의 도입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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