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관련으로 여러 차례 글을 썼는데, 또 놀라운 일이 벌어졌기에 다루어 볼께요.
미국은 한때 세계최대의 산유국이었지만 폭증하는 자동차 및 항공기에의 수요 그리고 전세계에 전개된 군사력 등으로 석유소비량이 많은데다 자국의 석유개발비용이 높다 보니 자국산 석유만으로는 석유수요를 충당하기 힘들고 채산성 문제도 있었어요. 셰일가스의 개발의 부산물로 얻어진 셰일오일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산유국 순위 1위를 탈환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은 여전히 석유를 많이 수입해야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1949년 이래 처음으로 미국이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했어요.
즉, 여전히 석유를 수입하기는 하지만 수출량이 수입량을 넘었다는 의미.
참고할만한 기사 하나가 있어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셰일오일 증산도 작용한데다 미국이 중동지역에의 의존도를 줄이려 하는 것도 있다 보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로부터의 수입량은 격감하고, 셰일오일 증산은 계속되다 보니 결국 수출량이 수입량을 앞지르는 것도 있어요. 이렇게 2019년 9월의 일평균 순수출량은 89,000배럴(12,139톤).
게다가, 2011년에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던 원유 현물가격은 2016년에는 배럴당 40달러 미만으로 급락한 후 2019년 현재에는 3년 전보다는 올랐다지만 미국산 WTI가 배럴당 56달러, 영국산 브렌트유가 61달러를 근소히 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요(
블룸버그 에너지 참조, 영어)
전통의 산유국들은 호황기 때보다 크게 낮아진 판매가로 이전만큼의 수익은 기록하고 있지 못하지만 셰일오일은 원래 셰일가스를 목표했다가 뜻하지 않게 부산물로 얻어진 것이다 보니 그 낮은 가격으로 팔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죠. 게다가 전통적인 석유이든 셰일오일이든 근본적인 차이는 없으니까 같은 가격으로도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동시에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기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2019년에 석유관련으로 많은 이변이 일어나네요.
1월 1일부터는 카타르가 OPEC의 회원국이 아니게 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으로부터 가스를 수입하게 된데다 가이아나가 새로이 산유국이 되었어요.
게다가 세계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드론 공격 등의 수난을 겪은 끝에 드디어 상장회사가 된 한편 기존의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 및 이란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긴 했지만 이란은 기존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게 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제는 70년만에 미국이 다시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
석유고갈론이나 신재생에너지의 대두 등으로 석유의 시대가 퇴조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2010년대가 끝나가는 지금, 석유의 시대가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게다가 앞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 이렇게 드러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