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에 나오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정말 패러디하기 좋은 문장이네요.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시간이 적거나 없다고 느껴지면 고민이 참 많이 듭니다. 처음부터 처리 순서를 정해서 차근차근 진행하느냐, 아니면 멀티태스킹을 하느냐를 두고 고심하게 되거든요.
보통은 쉽느냐 어렵느냐를 두고 구분한 다음 순서를 정해서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만, 계획을 짜면 그리 시원치 않은 결과만 나오는 데다가 변덕이 심하고 집중력도 다소 산만해졌다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멀티태스킹을 시도했다가 '앨매리 행진곡-망했다\(^o^)/'라는 결과가 나온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계획 짜는 습관을 들여두는 건 두고두고 이득이 되는 일입니다만, 이상하게도 제 두뇌는 계획과 예측 관련해서는 두뇌회전을 거부하는 성향을 가졌는지 단기적인 계획은 어찌어찌 짜내도 장기적인 계획은 구상하려고 할 때마다 '허나 거절한다! 이 뇌가 좋아하는 일은, 계획을 짜려는 본체에게 NO를 시전하는 것이다!'라는 결과를 내놓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저장해둔 노트들을 보다가 온갖 설정 노트들이 100개는 넘어가는 것을 보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걸 감수하면서 한 번씩 훓어보니 과거의 제가 미래의 저에게 '연재를 부탁한다!'면서 무책임하게 떠넘긴 느낌의 연재 계획이 여럿 있더군요. 읽다 보니 연재하고 싶다는 유혹이 몇 번 들었습니다만, 하나 연재하는 것도 벅찬 상황인데 과연 제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조용히 저 편으로 밀어두었습니다.
언젠가 저 연재 계획들이 빛을 볼 날이 올지 궁금해집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하지만 한 편 쓰는데도 기본 몇 달이 드는지라 회의감이 종종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