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별의별 주장을 접해 봤는데, 그 중에서 아직도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세칭 기적의 논리라고 할까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양보는 네 몫
이상하게도 학생 때 양보를 강요당한 적이 많습니다.
이유가 일관적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여지라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키가 작았을 때는 키가 작다고, 키가 커지고 나서는 키가 크니까 양보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이전에 쓴 글인
양보와 특권에 대한 10대 시절의 교훈에 등장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원래의 경시대회 입상 상품을 양보당하고 대신 받은 상품을 버렸을 정도로 받은 충격이 컸다 보니 지금도 저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좋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2. 범죄의 원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경찰과 범죄자가 화해하지 못해서랍니다. 그래서, 경찰이 지명수배를 풀고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포용하면 범죄는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는데, 과연 그런 것일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3. 비리가 많이 밝혀지는 이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전반에 걸쳐 많이 유행하던 논리였는데, 사회가 깨끗해져서 예전에 안 보이던 비리가 이제 보이게끔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논리는 재야의 것이 아니라 당시 정부기관에서 발행된 인쇄물에 등장한 것입니다.
4. 행동은 네가 했잖아?
예전에 교제했던 사람이 이런 논리전개를 잘 폈습니다.
서로 사귀는 입장이니까 이런 점은 같이 바꿔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는데 저는 행동하고 그녀는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따지니까 저에게 하는 말이, "결국 행동은 네가 했잖아?" 라고. 그래서 저도 가만히 듣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혼자 다 잘났네" 라고 냉소하는 독일어 문장 한 마디와 함께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Du hast immer Recht."
그 이후 그녀의 근황은 알 길이 없으나, 궁금하지도 않고, 이제는 저와 상관없는 사람이니 저의 생활권역 밖에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5. 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 뒤에, 다시 대학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가 보았습니다.
철거되거나 겉면이 바뀐 건물도 있고 새로 지어진 건물도 있고, 운동권들의 구호와 대자보는 여전히 있고...
그런데 이런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쌀 생산과잉, 저장문제 등을 일거에 해결하는 완전하고 유일한 해법이 쌀 북송이랍니다.
6. 전과 없는 사람은 사회를 논하지 말라
어떤 종류의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사회의 모순에 저항해 본 적도 없이 사회에 얌전하게 길들여진 지배계급의 노예에 불과하니까 이런 사람들만큼은 사회문제를 논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이 논리는 모 유명 재야인사의 지론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언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