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거의 볼 수 없지만, 199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학교간 패싸움이 많았습니다. 주말만 되면 지역의 자존심을 건다는 명목하에 패싸움을 하러 다니던 학생들이 꽤 있었고, 수학여행지에서도 학교간 패싸움을 벌여 사회문제로 비화하기도 하였습니다.
모 지역에서 떠도는 말로,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면 언어장애가 해소되고 정상적으로 말을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지독한 것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게다가 폭력의 양상도 그냥 주먹질과 발길질 정도로만 끝나는 것도 아니고, 각목, 쇠파이프, 철근, 잭나이프, 손도끼 등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체 그렇게 해서 얻는 게 무엇이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확실히 안 것이 있습니다.
폭력은 일종의 중독이고 그래서 그 악순환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철퇴가 내려지지 않는 한 안 끊어진다는 것.
몇몇 사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숙사 선배들은 학교의 조사 끝에 불이익 처분을 받았고, 저는 기숙사를 나와서 그 뒤로는 엮이지 않아서 폭력의 악순환 자체가 해소되어버렸습니다.
다른 하나는 패싸움에서 고위직 자녀가 다친 사건.
그 사건으로 인해 학교간 패싸움을 주도하던 세력들은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되고 주말마다 벌어지던 패싸움은 크게 줄어 버렸습니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공권력에 당해낼 용기와 능력은 없었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