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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앨매리 2019.05.18 16:45:40

제목은 널리 알려진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패러디입니다. 단어만 바꾸면 되는 문장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패러디가 자주 되더군요. 영어로 쓰면 To write, or not to write. That is the question이 되겠죠?


옛날부터 글을 쓰는 것과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어떤 작품을 감상하면 해당 작품의 스토리와 설정, 또는 인물을 가지고 if를 가정한 이야기를 구상하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그 작품이 배드 엔딩으로 끝났다면 해피 엔딩을 구상해보거나, 아니면 단순히 지나가듯이 언급된 설정을 가지고 제 상상을 덧붙여서 부풀려 if의 이야기를 구상하거나... 보통 제 취향을 가미한 경우가 많았네요.


그리고 설정이 불어나면 불어날수록 이걸 가지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다는 욕망도 점점 커집니다. 그러다 보면 '에라 모르겠다 저질러보자'는 마음과 '안 돼 참아 뒷감당이 안 된다고'하는 마음이 충돌해서 고뇌(?)하게 되는 일도 참 많습니다.


가끔은 그냥 작품 자체를 순수하게 감상하고, 해당 작품의 주제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를 고찰해보는 식으로 즐기고 싶은데 만약의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너무 많이 펼치는 바람에 작품 감상에 방해되는 일도 있다보니 좀 괴로운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거기다 설정을 한 번 구상하기 시작하면 저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붙잡고 살을 덧붙이는 일도 많다보니,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둘 수가 없어서 제풀에 지쳐 작품 감상을 중단한 경우도 가끔 있었고요.


한 번 무언가에 열중하기 시작하면 그것에만 몰입하게 되는 선택과 집중 성향이 무척 강한지라 다른 일을 하는 데에 지장이 생기기도 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역전재판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작품 감상보다 자꾸 if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집중이 안 되어가지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