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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YANA 2019.04.15 13:27:25

마지막으로 여기 온 지 1년... 2년...? 정도 되었나요 1년 반? 나름 열심히 활동하려 했지만서도, 삶이 바쁘다보니 잊었다가, 문득 또다시 생각나서 도메인을 쳐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혹시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자동 회원탈퇴 처리가 되지 않았으려나 노심초사 했습니다만, 놀랍게도 전혀 그렇지 않았네요. 자주 방문하지 못해서 송구할 따름입니다.

벌써 3학년의 막바지입니다. 학점은 별로 자랑할 거리는 못 되지만, 정말 좋으신 교수님을 만났어요. 마지막으로 여기에 글을 쓸 때 즈음에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이세요. 그 때는 좋으신 교수님? 정도였지만, 학기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찾아 뵈게 되고, 여러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교수님이 "이제까지 만난 학부생 중에 제일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하셨을 때 정말 기쁘더라고요. 정말 이 분 아니었으면 전공이 맞지않다며 방황하다가 전과했을겁니다. 다른 전공 과목은 음... 그리 좋지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다다음 학기에 또 다른 흥미로운 수업을 듣게 되어서 살짝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이번학기 초에, 제가 좋아하는 그 교수님께서 제가 정말 좋아했던 과목을 가르친다 들어서 혹시 조교가 될 수 있느냐고 여쭤봤습니다. 그 교수님 수업 조교가 되는게 꿈이었거든요. 교수님도 자기 과목 시스템을 알고 있는 학생이 조교가 된다면 일이 수월할 거 같다며 흔쾌히 수락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학기에 전 학생들 숙제를 도와주는 조교가 됐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수업이라 그런지 정말 적성에 맞더라고요. 교수님께서 공부에 방해된다면 주저말고 말하라고 했지만... 이게 좋아서 숙제를 미루게 되더라고요. 제 다른 수업이 이번 학기에 더 쉽다거나 하진 않았지만요. 다만, 가끔 헬프룸에 죽치고 앉아있다보면 교수님에 대한 불평불만을 자주 듣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말해 저희 교수님이 그리 잘 가르치시는 분은 아닙니다만, (그리고 수업 내용의 난이도가 쉬운 수업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교수님이 직접 찾아가면 어떤 질문이던간에 친절하게 답해주시는 분이라는 걸 알기에 살짝 씁쓸합니다. 교수님 화이팅.

솔직히 말해서, 이 수업의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닙니다. 교수님도 어려운 수업이라고 하셨거든요. 상위 수업의 밑바탕이 되는 수업이다보니, 난이도를 마냥 낮출 수만은 없다고도 하시고요. 그렇다보니 이 수업은 (특히 저희 교수님이 가르치는 반은) 컴공과 학생들의 입문장벽으로 악명이... 높더라고요. 어쩌면 예전의 저 같은 학생이 수업을 듣고 숙제가 어렵다거나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대학 생활이나 전공 자체를 괴로워하게 될 거 같았습니다. 마침 전 이 때 교수님을 만나게 돼서 계속 이 전공에 붙어있을 수 있게 됐기에, 저도 학생들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아니, 하다못해 조금이라도 이 수업이 덜 어렵게 느껴지게 됐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교평 웹사이트의 교수님의 부정적인 평가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조금 주제넘는 생각이지만요.

그러다보니 이번 학기엔 졸업 뒤의 진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컴퓨터 공학의 어떤 분야가 좋을까?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고수준 언어? 저수준 언어? 회로개발? 아키텍쳐? 등등... 그러다 이번에 조교를 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도 정말 괜찮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을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습니다. 근데 알아볼 게 많더라고요. 특히 미국 대학원은 서로 다른 사람 세 명한테서 추천서를 받아야 합니다. 평소 아는 교수님 없이 살았다면 많이 힘들어요. 교수님 밑으로 들어가면 어떨까 했지만, 교수님이 연구하는 분야랑 제가 관심있는 분야가 현격히 달랐고, 결정적으로 교수님이 학생을 더 들일 연구비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뭐... 방법은 많이 있으니까요. 다른 진로나, 같은 대학의 다른 교수님 밑에서 공부할 수도 있고요.

아, 이번 여름엔 삼성에서 인턴십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가 지원해보라고 정보를 줬었는데, 당일치기로 뉴저지 인터뷰를 하게 되더니 합격 통보가 왔네요! 친구에게는 밥을 2끼 사기로 했습니다. 7월부터 시작하니까, 그 전에는 아마 운전면허를 따거나 졸업 후 대학원 진학/구직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될 듯 합니다. 두근두근하네요.

글을 적느라 바빠서 다른 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다들 잘 지내고 있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