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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군의 위기 그리고 현안

SiteOwner 2018.12.18 20:10:23

독일 공군의 꼴이 말이 아닙니다.

한때 엄청난 탑재량 및 탁월한 저고도 정밀폭격능력으로 각광받았고 걸프전에서도 활약했던 파나비아 토네이도는 그동안 개수가 이루어지지 못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합동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으며, 유로파이터 타이푼 또한 낮은 내구성, 높은 유지비, 부족한 수량 및 실전수행능력 등으로 유사시에 대응하기도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게다가, 이게 전투용 항공기에만 있는 현상이 아닌 것도 문제.

독일 정부전용기 중 에어버스 A340-300은 장거리 이동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2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처음부터 정부전용기로 구매된 것이 아니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이 1999년에 도입한 기체를 2011년에 사들여서 개수한 것으로 인수 및 개수비용으로 7억 4000만 유로가 들었다고 합니다. 해당 기종이 생산된 마지막 해인 2011년 기준 신조기체 가격이 2억 38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물론 정부전용기로 쓰이는만큼 민항기와는 객실 배치도 다르고 비상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특수장비를 탑재하는 데에 비용이 드니까 단순비교는 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고비용 저효율의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문제는 지난 10월과 11월에 발생했습니다. 10월에는 쥐가 기내 배선을 갉아먹어 일시적으로 운용불능 사태에 빠졌고, 11월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를 위해 출발한 독일 메르켈 총리 일행은 도중에 정부전용기가 고장난데다 예비기체 또한 바로 동원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보니 비상착륙 후 민항기로 나머지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독일 공군은 연말까지 파나비아 토네이도 후계기를 선정할 것이라 하는데 무엇이 될지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록히드마틴 F-35, 보잉 F-15GA, 보잉 F/A-18E/F 수퍼호넷 중의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선정하더라도 잡음이 안 날 수가 없을 듯합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선정하면 독일 항공산업계는 환영하겠지만 군비투자를 대폭 줄여온 독일 정부로서는 최악의 선택지가 될 듯하고, 미국제 전투기를 도입하면 정부와 조종사들은 좋아할테지만 독일 기업들은 불만을 품을 듯하고, 여러모로 골머리를 앓지 않을 수가 없을 듯합니다. 모처럼 야심차게 공동개발하고 도입한 A400M 대형수송기 또한 일부를 외국에 매각한다고 할 정도로 좋지 않은 독일 공군인만큼 해결해야 할 현안이 한둘이 아닙니다.


독일이 당면한 독일 공군의 위기 및 현안, 어떻게 잘 타개해 나갈지가 주목됩니다.

합리적인 시스템의 국가로 명성이 높았던 독일이 21세기 들어 고질적인 문제가 된 자동차의 품질문제, 디젤게이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사기극에 이어 독일 공군의 산적한 문제 등으로 여러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가 노동개혁 성공으로 체질개선을 달성했듯이 이 위기를 잘 타개하고, 독일발 낭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참고한 이 기사를 같이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After mishaps series, Germany to acquire new governmental plane (Aerotime News Hub 2018년 12월 17일 기사,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