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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써 보는 음악관

마드리갈 2018.10.08 14:48:48

간단하다는 수식어와 음악관이라는 용어의 중량감이 뭔가 안 맞는 것같이 보이지만, 이 표현이 그나마 가장 간결하게 이 주제를 표현할 것이라 보고 채택했어요.

그래요. 여기서 써 보고 싶은 것은 음악에 대한 저의 여러 관점.

전부터 다루어 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써 보네요.


기본적으로, 전 음악 그 자체에 대해서는 시대불문, 권역불문, 그리고 장르불문 원칙으로 대하고 있어요.

즉 저의 취향에 부합한다면 딱히 가리지는 않는 것이죠.

그래서 중세음악에서 현대음악까지, 국내외 여러 나라의 것을, 딱히 어느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가지를 듣고 있어요. 아직은 살아온 날이 그리 길지만은 않다 보니 여전히 아직 모르는 음악, 알아야 할 음악은 많은 것이지만.


취향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하자면, "음악은 기분좋은 자극" 이라는 지론에 동의하고 있어요. 이것은 오스트리아의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Nikolaus Harnoncourt, 1929-2016)의 음악관을 대표하는 표현이기도 하죠. 그래서 시대고증에 의한 정격연주든 현대적 편성에 의한 연주든 혼성연주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음악의 퀄리티 자체이고, 그래서 시대고증을 좋아하면서도 딱히 집착하지는 않고 있어요. 음악이란 현재에 재현되는 것으로 그 존재가 드러나는 예술이니까요. 바로크 음악을 좋아하긴 해도 의외로 낭만주의적으로 해석된 것이 더욱 즐겁게 들린다든지 하는 것도 자주 느껴지고 있고, 그것을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고 있어요.


전체적으로도 잘 짜여 있고 세부적으로도 잘 다듬어진 음악이 좋긴 하지만, 개별 악곡에 따라서는 그 두 가지 중 하나에 편중된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 저의 선택은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은 쪽. 부분적으로는 괜찮은데 합쳐 놓으면 이상해지거나 모호해지는 음악은 제 음악관에 배치되고, 그래서 거부감이 들기도 해요. 대표적인 작곡가가 독일 후기낭만파 작곡가인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그래서 말러의 음악에 대한 선호, 유행을 이상하게 여기기도 하죠.


아티스트에 대한 선호는 범위, 취향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긴 해요.

성악의 경우는 대체로 이런 게 있어요.

클래식 음악의 영역에서는 남자성악가를 확실히 좋아하고, 특히 영국 성악의 전통 중의 하나인, 남자성악가가 알토 음역을 담당하는 카운터테너(Countertenor)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요. 여자성악가의 경우는 특정인 위주의 선호가 분명한 편.

팝의 경우에는 남자가수는 고령인 편이 확실히 좋고, 남자아이돌에는 거의 관심이 가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여자가수는 대체로 연령대와 선호에 딱히 상관관계가 없고, 걸그룹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가 간혹 인상이 강렬하게 남는 경우가 있긴 해요. 이를테면 한국의 여자친구, 우크라이나의 누 비르고스(Nu Virgos) 등.


악기에 대해서는 묘하게 시대착오적일까요.

현대의 악기가 싫은 것은 아닌데 고악기를 더 좋아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프랑스의 지휘자 크리스토프 루세(Christophe Rousset, 1961년생)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보다는 쳄발로를 더욱 친숙히 여겨 왔다고 했고, 그가 주로 다루는 음악 또한 바로크 시대의 것. 저는 그의 그 발언에 상당히 동감하고 있어서, 바로크 건반악기 음악은 역시 쳄발로로 연주하는 게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다음번에 음악 관련의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에는 흔히 접하기 힘들지만 듣게 되면 매력이 느껴지는 악기에 대해서 다루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