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SF라는 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1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는 것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뭐 SF 작품, 혹은 SF와 관련된 글들을 하나도 안 본 것은 아닙니다. 이제서야 어떤 내용인지 알게 된,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AKIRA가 있고 이름만 들어본 블레이드 러너, 또 뭐가 있더라... 오히려 작품 이름을 듣고 나서 '아 이게 SF였어?'라고 대답하는 게 더 빠르겠군요. (글 쓰면서 생각나는 것들: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타워즈 시리즈(?), ...)
제가 생각하는 SF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아무리 기술이나 환경이 발전해도 인간의 감성이나 욕구,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다'인 것 같습니다. 당장 위에 언급한 AKIRA만 봐도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으나 몇몇 부분에서는 생활상과 의식(衣食) 문화 등은 그대로인 장면들이 많더군요(주거환경은 뺄게요. 아니, 앉아서 밥 먹고 누워서 자는 건 똑같으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인가). 물론 모든 작품이 그렇지는 않지만요. 어쨌든 순도 99% 정도의 미래적인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구세대의 잔재(?)를 남겨서 대비를 시키는 작품을 더 좋아합니다. 오늘날은 SF처럼 돌아가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현실성이 생겨난다고 할까요? 아니면 친근감? 아니면 합리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남은 인간성?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다른 매력이라면 역시 시각효과. '모두가 확실히 알아주는 브랜드하고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겉보기엔 괜찮은 기성품하고 고르라면 뭘 고를래'라고 물어봤을 때는 후자를 택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각효과는 그런 부류입니다. 영화 '트론'처럼 미래기술을 사용한 레이싱보다는, 그냥 현대보다 좀 더 고차원적일 뿐 목적은 변하지 않은 도심 풍경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할까요. 그러니까,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말이죠. 특정 인물만 두드러지는 것보단 누구나 묻어갈 수 있는 그런? 감성적인 주제라 그런지 말이 많이 꼬이네요;;; 특히 어두운 저녁에 네온사인이 가득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이거와 관련해서, 예전에 소설에 써먹으려고 생각해 둔 대사가 있습니다. "나는 밤이 좋아. 외모도, 피부색도 모조리 알아볼 수 없게 삼켜버리지. 부자들이야 삐까번쩍하게 다니면서 모두가 알아주겠지만, 그러라고 해. 나는 내 초라한 입장만 드러나지 않으면 되니까. 어둠이 우리 모두를 삼키는 한, 우리는 자유다."
몇 달 전에 신스웨이브(synthwave)란 음악 장르를 알게 됐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더군요. 현대적인 음향효과를 사용하면서도 8~90년대의 분위기와 감성(아마도 향수)을 살려주거든요. 위의 두 가지를 적절하게 혼합한 영상이 있으니 바로 Flashworx의 Futurisma와 AKIRA 영화판을 합성한 영상입니다. 감상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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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실질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조인간]입니다. 물론 이 분야에 대해서도 1도 모릅니다(...). 그저 제 소설에 KOF 시리즈 중 NESTS 편의 캐릭터들(쿨라 다이아몬드, K', 맥시마...)을 패러디(라기보단 사실상 도용)하고 싶어서 구상을 해봤는데, 도입부부터 문제가 생기더군요. 제 작품은 현실 시간대(혹은 조금 더 과거) 기반이라, 인공인간(복제인간, 인조인간 등) 혹은 관련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애초에 해당 작품의 팬픽을 쓸 것은 아니었기에 세계관을 통째로 가져올 필요는 없고, 적당히 제 세계관에 맞게 변조하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캐릭터의 사용도용이 목적이니까요. 일단 제 세계관은 불을 뿜는 등의 초능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로봇 역시 상용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안드로이드 설정은 기각. 그래서 복제인간Clone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것을 알려지지 않은 인간복제 기술이 있다고 할지, 아니면 공상과학적인 부분을 빼고 순수하게 현실적(?)으로 진행할지 고민이 됩니다.
일단 클로닝 기술이 존재한다고 설정했을 때의 시나리오입니다.
"NESTS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비밀 범죄조직으로, 자신들만의 기술을 활용하여 크게는 고위급 인사들의 대역을, 작게는 암시장의 노동력을 생성해왔다. 다만 복제인간의 한계로 지능이 대부분 낮거나 빨리 퇴화하고, 노화가 정상인보다 빨라지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전자보다 후자의 수요가 매우 높은 편이다. 범죄조직 간의 전쟁 등에 쓰다 버릴 '장기말'로서 가치가 높고, 외모를 변화시켜서 사창가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술했던 문제 때문에 그들의 (출생이 아닌) 행동이나 태도가 비인간적이라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원래 이 쪽은 생각해 둔 방향이 아니라서 당장 쓸 수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 다만 이 경우 '사창가가 뭐냐, 그걸로 군대를 만들지' 등의 반론으로 스케일이 커질 수 있고, 무엇보다 제가 과학에 대해선 잘 모르기 때문에 기술의 부작용이 있다면(극중의 위기를 위해선 있는 게 더 좋죠) 언급해야 하는데 설명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나마 안전장치(?)로 지능의 퇴화나 노화가 빠르다는 점(원작 KOF의 강제성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넣어두긴 했는데, 이것도 부가적인 설명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네요;;;
다음은 복제인간이 아닌,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있을 법한 시나리오입니다.
"NESTS는 북유럽의 모처에 존재하는 비밀 범죄조직으로, 인근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사람(주로 아동)들을 납치 및 판매하는 인신매매 '사업'을 벌여왔다. 대외적으로 재난 및 사건사고의 구조업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인신매매는 외부에 크게 알려져 있지 않고, 오히려 NESTS와 별개의 세력이 벌인 짓거리라는 도시전설이 돌 정도다. 이들은 구조와 심리치료 및 사회 적응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불법으로 감금하여 세뇌하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세뇌 작업이 완료되면 그들을 원하는 곳에 파견, 아니 '판매'한다..."
이 쪽 시나리오는 원래 생각했던 방향이라 그런지 말이 되는 부분이 많고, 각 캐릭터의 설정도 무난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K'는 어느 유명 연예인의 대역이라든지, 쿨라는 혹한에 고립된 이동수단 사고의 생존자라든지, 맥시마는 원작대로 개인적인 잠입수사 요원이라든지, 다이애나는 간부였으나 죄책감을 느껴 인권변호사로 전업한다든지(물론 원작과 마찬가지로 K'는 위선자라며 싫어함)... 개인적으로는 이 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느 쪽이 더 나으신가요? 혹은 복제인간이나 인조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