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강력한 지진이 일본 2위의 대도시권의 직하에서 일어났지만, 1995년의 한신아와지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 통칭 고베 대지진과는 달리 피해규모는 비교적 경미했어요. 물론 그 때는 진도 7.3이었다 보니 지진으로 발생한 에너지의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요.
물론 피해규모가 비교적 경미했다고 해도, 사망자가 발생하고 가옥, 담장 등의 구조물이 도괴되고 수도관이 결궤되고 철도가 운행중지된 상황이라서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겠죠. 게다가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공포가 무엇보다도 클테니까요.
이 지진이 시사하는 점이 최소한 2가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나는 콘크리트 블록담의 문제.
위의 지지통신사 특집의 사진에 나와 있듯이, 콘크리트 블록으로 쌓은 담이 무너져 있는 모습이 보여요. 저기에서 초등학교 4학년생인 9살 여자아이가 무너진 벽체에 깔려 죽고 말았어요. 또한 다른 곳에서는 80세 남성이 역시 콘크리트 블록담에 깔려서 사망하는 한편, 85세 남성이 무너진 책장에 깔려 죽는 등 모두 3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그 중 2명이 콘크리트 블록담에 희생되었다는 게 보여요(추가참조 - 2018년 6월 18일 칸사이TV 보도).
저는 지난 가을에 쓴 경주 지진 그 후 1년, 그리고 내진에 대한 제언 제하의 글에서, 콘크리트 블록으로 쌓은 담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서도 간단히 서술한 적이 있어요. 이미 무너지는 것을 확인하기에는 늦은 것. 대체로 인도는 벽쪽 부분이 해당되다 보니 사람이 걸어다닐 때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벽을 가까이 한 채로 통행하게 되고, 따라서 횡방향의 흔들림에 취약한 콘크리트 블록담은 도괴될 경우 행인에게 대피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 위험을 안고 있어요. 그 결과, 오늘의 오사카 지진에서는 이렇게 콘크리트 블록담이 생명을 앗아간 것이죠. 지진에 잘 대비한다고 해도 이런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는 의외로 커질 수도 있으니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또 한가지의 문제는 수도관.
지진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의 하나는 가스관이 결궤되면서 벌어지는 화재. 실제로 1923년의 관동대지진에서는 도쿄, 요코하마 등의 대도시권이 가스폭발로 대화재를 겪으면서 사상자가 급증하게 되었죠. 게다가 당시에는 석조 및 철근콘크리트건물은 적었고 목조건물들이 많았으니까요. 이번에는 가스관 결궤에 의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사카의 수도관 여기저기가 터져서 수해를 일으키고 있어요.
수도관이 터지면 그냥 물이 흐를 뿐이니까 가스관이 터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것이 또 그렇지만도 않아요. 가압된 다량의 물이 수도관의 터진 틈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면 주변의 토양을 액상화시켜 버리고, 지진에 의한 피해를 더욱 키워 버리죠. 특히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갇힌 물이 또 무슨 피해를 야기할지 모르니까요. 전력, 통신 등 각종 케이블의 지중화율이 낮은 일본에서는 도시미관정비를 위해서 지중화에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고 있는데, 수도관이 저렇게 쉽게 터져버리면 지중화를 추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니까 이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임에 틀림없어요.
오사카 지진의 피해의 빠른 복구를 기원하며, 또한 희생과 피해가 헛되지 않을 것 또한 소망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