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5일을 기해 북한이 표준시를 UTC+9:00에서 UTC+8:30으로 30분 늦춘 지 3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도로 우리나라와 같은 UTC+9:00을 채택하기로 했어요(
조선닷컴 2018년 4월 29일자 기사 참조).
그런데, 지난 2015년의 표준시 변경의 취지가 "일본 제국주의에 뺏긴 표준시를 광복 70주년을 맞아 되찾는" 것이었다 보니 북한의 표준시 재변경이 보다 웃기게 보여요. 게다가 이것이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된 것이니까 북한 사회는 합리나 시스템 등이 통하지 않는, 오로지 김일성 일가의 인물이 자의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전근대사회라는 것이 이렇게도 드러나는 셈이네요.
2015년의 표준시 변경의 취지에 충실하자면, 이전의 김일성과 김정일은 표준시조차 독자적이지 못했던 무능한 지도자였는데다 현재의 김정은조차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의미가 되고 인물의 의지에 초점을 맞추자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도 얼마든지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강행할 수 있다는 의미. 이런 체제하에서는 다른 일반적인 사회에서 무리없이 원활하게 추진될 일도 안 되는 방향으로 가기 마련이예요. 이를테면 주체섬유 운운하는 비날론이라든지, 심화조 사건이라든지...
표준시 정책조차 이렇게 확 뒤집어버리는데 과연 판문점 선언이니 하는 것을 얼마나 잘 지킬지...
최소한 저는 이렇게 보고 있어요. 북한은 약속이나 책임 등을 언제든지 무시하고 버리는 데에 어떠한 주저나 죄책감도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