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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역식에의 거부감

SiteOwner 2018.04.28 19:09:49
국내 TV채널에서 해외 영상물을 볼 때 간혹 느끼는 것입니다만, 역식이 과해서 사족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역식(訳植)이란, 번역(翻訳)과 식자(植字)를 합친 신생어로, 외국어로 된 텍스트를 번역해서 한글로 다시 심어넣는다는 의미인데, 자막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지만 역식에는 생각이 분명히 다릅니다.

이런 경우를 상정해 볼까요?
일본 배경의 영상물인데 도쿄역이 나왔습니다. 원래의 도쿄역 간판은 "JR 東京駅 Tokyo Station" 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국내에 방영하면서 화면 하단이나 간판 바로 아래에 "도쿄역" 이라고 부가해 주면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만, "東京駅" 표기를 지우고 한글로 "도쿄역" 이라고 역식을 해 놓으면 바로 짜증부터 납니다. 현장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볼 권리를 박탈당하는 감각인데다 왜곡을 정성으로 포장하는 것 같고, 그래서 사족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예 해외 영상물 중 가능한 것은 원판을 구해다 보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잉 역식을 강행하는 것보다는 자막의 품질을 최대한 높이는 게 더 좋을 듯한데, 왜 그런 본질적인 것은 중시하지 않고 사족에 노력을 기울이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과잉 역식을 현지화라고 주장할 것 같으면, 아예 완전히 번안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