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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에 관해서 몇 가지 에피소드.

SiteOwner 2018.04.03 19:49:11

오늘 집에 돌아와 보니, 헬리콥터가 이상할 정도로 저공비행하는 게 보였습니다.

게다가 동생이 상당히 긴장하고 있더군요.

사실 그것도 그럴 것이, 여기는 산자락에 있다 보니 헬리콥터가 저공비행한다면 근처에 산불이 나서 진화용으로 헬리콥터가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바로 뒷산이 아닌 게 다행이긴 하지만 아파트단지의 입지상 산불에 민감할 수밖에는 없다 보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헬리콥터 관련으로 몇 가지 에피소드를 늘어놓아 볼까 싶습니다.


군용 헬리콥터 탑승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군복무 때 훈련, 그리고 훈련이 아닌 경우에는 문서수발 등의 여러 임무 차원에서 타고 다녔는데, UH-60 블랙호크라는 게 작아 보여도 실제로 굉장히 큰 기체라서 그 큰 부피에 압도된 적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로터가 일으키는 바람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탑승할 때 최대한 몸을 숙이고 뛰어가야 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헬리콥터의 창밖으로 보는 지면은 또 다른 맛이 있다고 할까요, 민항 여객기같이 고공을 나는 항공기와도 다르고, 고층건물에서 내려다 보는 것과도 또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실용성도 높지만 또한 독특한 감각이 있기에 헬리콥터를 선택하는 조종사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헬리콥터 관련 외화 중 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것으로는, 미국의 드라마 에어울프(Airwolf), 영화 압솔롬탈출(No Escape) 및 러시아의 영화 제9중대(9 рота)가 생각납니다.

에어울프는 미국의 헬리콥터 제작사 벨(Bell)이 자사의 벨 222/230 헬리콥터 홍보를 위해서후원을 많이 한 드라마로도 유명한데, 거기에는 적 헬리콥터로서 경쟁사인 시코르스키(Sikorsky)의 제품이 등장합니다. 최강의 라이벌 헬리콥터인 HX-1과의 일전 장면 또한 기억납니다.

압솔롬탈출에는 검은색의 기묘한 헬리콥터가 등장하는데, 알고 보니 동축반전로터로 유명한 카모프의 Ka-32였습니다.

제9중대는 딱히 헬리콥터만을 소재로 한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소련군의 3234 고지 전투를 영화화한 것이라서 소련-러시아의 무기가 많이 등장하고 헬리콥터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느냐 하면 그렇다고 단언하지는 못했습니다. 저와 동생은 이 영화를 집에서 VOD로 봤는데, 좀처럼 접하기 힘든 소련-러시아의 사정을 들여다 본 것 이외에는 후한 평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람보 영화에서처럼 소련제 헬리콥터를 구하지 못해서 프랑스제 푸마 헬리콥터의 외장을 좀 바꾼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싶기도 합니다.


지난달 동생과 도쿄 여행을 했을때 일이었는데, 요코하마 해변의 야마시타공원 상공에서 정지한 헬리콥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촬영인지 크루즈인지는 모르겠지만, 10여분 이상 공중에서 장시간 정지중인 헬리콥터를 본 건 처음이기도 합니다.


동생이 헬리콥터 관련으로 쓰는 표현 중 재미있는 게 있어서 동생의 허가를 얻어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헬리콥터 관련 기술 중에는 페네스트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페네스트론(Fenestron)이란, 테일로터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장된 형태의 것을 말하는데, 에어버스 헬리콥터(당시 유로콥터)의 등록상표명입니다. 테일로터로 인해 인명사고가 꽤 나고 일단 났다 하면 참혹하게 벌어지니 확실히 그 설계가 좋아 보입니다. EC135나 카와사키 OH-1 같은 실례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