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참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고 있네요.
온갖 헛소리를 늘어놓던 그들에게 지금은 이상적인 사회일까 하는 것이.
대체 그들이 지향하는 정치적인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주장을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렇게 얻어서 무엇에 도움이 될지 저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이를테면 이런 것.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더 오래 받았더라면 사회모순이 보다 더 심화되어서 계급혁명이 일어났을 것이고, 그랬어야 자주적인 인민공화국이 설립되어 해방세상이 되었을텐데 미국이 일본을 항복시키는 바람에 그게 모두 무산되었으니 미국은 불구대천의 원수이다 어쩌고 하는.
주장이야 자유롭게 할 수 있다지만,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1990년대에 있었다는, 박정희를 반대하기 위해서 이순신 격하운동 및 원균 재평가를 시도했다는 게 생각나서 그저 씁쓸해지네요.
졸업 후에 대학을 들를 기회가 있었기에 구내를 둘러본 적이 있었어요.
졸업 직후였던 터라 학교가 크게 바뀌었을 리가 없겠지만, 늘 있던 정치주장 플래카드 중에 이런 게 있었다는 건 기억나고 있어요. 보관료 과다지출 등으로 문제가 되는 쌀을 북한에 보내면 문제가 없어질 거라는 주장. 안그래도 요즘 북한 사람이 먼저다라는 블랙유머도 나도는만큼, 요즘의 정치풍토는 그들에게 이제 이상적인 사조가 된 것일까 싶기도 하네요.
성별 대립을 조장하는 담론 또한, 대학생 때 불쾌했던 사람들 생각이 나고 있어요.
대학에 공부하러 왔나 몸팔러 왔나 하는 폭언은 기본이고, 성역할 고정에 반대한다면서 새로운 성역할 고정을 강요한다든지 평등을 말하면서 차별을 정당화하고 성폭력 해방을 외치면서 다른 방향의 성폭력을 지지하고 정당화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인다든지 하는 것들이 하도 많이 보이길래 그들과 말을 섞는 자체가 싫었어요. 대체 그렇게 해서 자신들에게 무슨 소득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인터넷 세상의 담론을 지배하는 거대사조가 되었으니 그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인지...
그때의 그들에게 지금이 이상사회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행태가 자손만대 길이길이 이어지고 자랑할만한 것일지는 의문이 남고 있어요. 이 시대를 후세는 어떻게 기록할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