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유래는 2012년 하영선(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및 남궁곤(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공동발표저서인 변환의 세계정치.
세계가 엄청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의 적도 오늘의 친구가 되고 있고, 오늘의 동맹이 내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국내상황은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지 좀 의심스럽습니다.
국내 몇몇 기업의 상품이 국내외에서 잘 팔린다고 해서 지금 한국경제가 문제없는 것은 아니며, 미국, 서유럽, 일본의 산업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이 변화가 한국에만큼은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특정산업분야의 사양화를 경험한 적이 있었던 주요 선진국들은 새로이 산업입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강력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는 없어서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대로 좋은가 하는 의문은 늘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우리나라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인 점을 잘 잊는 것 같습니다.
무역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국가가 잊어서는 안될 것은, 어제의 적도 오늘의 친구로 만들고, 오늘의 친구를 내일의 친구로 계속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어제의 적은 당연히 오늘의 적이고, 오늘의 친구도 내일 떼어내려고 하고, 전세계의 적을 감싸고 도는 듯합니다.
과연 이렇게 가도 좋은 것인지가 의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있는 오피니언 리더들도 더 이상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 적폐세력 취급받는 마당에, 자유로운 발언이 얼마나 나올지 의문입니다. 요즘 세태가, 모든 사상의 실험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운동권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운동권에 대한 비판만큼은 금지되는 1990년대 대학가의 분위기가 사회 전영역에 확장된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환의 세계정치 속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요?
Quo Vadis, Domine(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렇게 질문해 줄 사람이 주변에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밤이 더욱 어둡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