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껴온 것인데, 과연 남자다움이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구해왔지만 명확히 알아낸 건 없어 보이네요. 흔히 하는 이야기인데도 정작 그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의되거나 의견이 수렴된 것이 없으니...
그리고, 남자다움이라는 개념이 참 자의적인 것 같다는 감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릴 때에는 키가 작고 체력이 약해서 그렇게 비판받았는데, 청소년기에는 체격이 커져서 장신 레벨이 되고 체력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보니 그런 비판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것으로 남자답지 못하다는 비판이 이어지더군요. 특히 관심사, 취미영역, 취향 등의 것을...대체 어쩌라는 건지를 모르겠습니다.
경상도 남자라서 무뚝뚝하고 둔감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접해 보니 부드럽고 섬세하더라, 체형도 살짝 여성스러운 게 남자다운 면은 좀 떨어진다 운운하는 표현은 정말 못 받아들이겠습니다. 체형이나 취향 등이 좀 여성스러운 것 자체는 기분나쁠 것도 없고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하고 있습니다만, 성역할 고정에 지역편견까지 더해져서 뭔가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 보듯이 하는 태도는 확실히 거부감이 많이 들어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타인의 사정에 뭐가 그렇게 관심이 많은 것인지, 저 자신과 가족에 집중하기에도 빠듯한 저로서는 별로 이해되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