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까이 하는 고전 중에 탈무드가 있다 보니, 이번에는 이것 이야기를 하나 할까 싶군요.
길 한가운데에 누군가가 파놓은 함정이 있고, 그 함정 속에는 가시덩굴이 어지럽게 던져넣어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미리 보고 피했고, 어떤 사람은 그 함정에 빠져 고생 끝에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둘 중 누가 더 현명할까요?
이렇게 주어진 경우, 함정을 미리 보고 피한 전자의 사람을 현명하다고 대답하겠지요.
그런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과거에 이렇게 악행을 일삼았는데 회개해서 지금은 이렇게
선인이 되었다면서 존재감을 어필하고 감동을 주려고 사자후를 토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은 어려움을 이겨냈다느니,
개과천선했느니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그를 숭앙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잘못을 단 하나라도 하지 말아야 좋은 인생이다 내지는 과오를 저지른 사람은 그냥 죽어라 하는 극단론을 말하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되고, 그게 가능할 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나 있습니다. 과오에 대해서 부끄러운 것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 자신의 과오가 남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려면, 그럴수록 삼가고 조심하면서 생활전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경구에서처럼, 비록 하는 행동이 선행이라 할지도 그걸 동네방네 떠들어서 좋을 것은 없는데, 하물며 과오에 대해서는 말을 더 해서 뭐하겠습니까.
나라 안팎으로, 역사의 승리자, 정의의 편, 개과천선의 표상 등을 표방하여 행동을 함부로 하는 자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