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오랜만입니다. 포럼에 글을 자주 쓰겠다 해놓고선 2달도 넘게 이무것도 하지 않았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여름에도 많은 일이 있어서 적고 싶었는데, 지나가니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다만 이 일은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로 끝내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추가로 더 떠올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본격적인 전공수업이 시작된 것 까진 좋은데, 수업이 너무 고달프네요. 전기 회로 다루는 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공을 잘못 고른거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긴 하지만, 컴공은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서 일단은 계속 듣기로 했습니다. 평점만 좋게 나오면 정말 좋을텐데요.
사실 본격적으로 전공에 들어간 것보다 저에게 더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게임하면서 알게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자체는 중학교때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지낸다기에 인도에서 지내는 저처럼 같은 유학생이구나-하는 식으로 가끔 안부인사나 하는 정도였는데, 제가 미국으로 대학교를 가버려서 그사람이랑 시차가 맞게 되니 자주 연락을 하다가, 급기야는 지난 여름에 몇 번 만났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습니다. 심각하게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전엔 없었거든요. 전 제가 무성애자거나 아니면 평생 결혼 안하고 잘 살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이렇게 되니까 여러 의미로 녹아내리는 거 같습니다. 정말 소설같은 데서 나오는 묘사가 과장된 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절대 아닙니다! 그 묘사가 직접 나오는 걸 보니 더 환장하겠습니다. 앞으로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그냥 친구처럼 대하자니? 멀어질까봐 싫고, 그렇다보니 감정이 엇갈리는거 같아 슬프기도 하고, 그래도 그 사람 생각하니 또 기분이 좋아지네요. 차라리 그 쪽에서 단념하게 만들면 괴로워도 희망고문 따위는 당하지 않을텐데요. 가뜩이나 상담 받을 사람이 없어요! 룸메이트는 소위 말하는 "모솔"이고, 연애 경험 있는 선배마저도 도움이 안되고... 그래서 맨날 부모님께 하소연 중입니다. 이런 문제까지 부모님이랑 얘기하긴 그렇지만, 정말 얘기할 사람이 없기도 하고, 매일 똑같은 하소연을 해도 잘 들어주시는 얼마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니까요. 요즘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서도... 어찌 잘 되면 좋겠습니다. 안되도 좋은 경험이라고 넘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