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유래는 마지막에 쓰겠습니다. 이하 설명할 사건을 잘 모르셨던 분들이라면 그렇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네요.)
2017년 1분기(일본 방영시점 기준) 애니메이션 《케모노 프렌즈》. 처음에는 그저 그런 작화와 어리숙한 전개로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가, 오히려 그 점이 시청자들의 동심을 자극해 힐링 요소로 작용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불러들인 작품입니다.
원래 12화 구성으로 제작되었지만 팬들의 인기는 종영 후에도 식지 않았고, 이에 제작감독인 타츠키는 사비를 털어가며 '12.1화'라는 이름으로 후속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는 등 그 인기에 화답했죠.
그러던 중 2기 제작이 발표되고, 타츠키 감독은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9월 25일, 갑자기 타츠키 감독의 트위터에 '카도카와 측의 긴급통지를 받아 케모노 프렌즈 제작에서 사퇴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올라옵니다. 누구보다도 애정을 가지고 제작 전반을 이끌었던 감독을 단 한 마디 말로 내쳐 버리는 카도카와의 결정에 팬들은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케모노 프렌즈의 성공 요인은 바로 경쟁 속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부드러운 분위기와 잔잔한 감동을 통해 일종의 '쉴 곳'을 만들어 준 데에 있었는데, 카도카와의 이번 결정은 그걸 그대로 걷어차는 꼴이 돼 버리기 때문이었죠.
다음날 케모노 프렌즈의 지적재산권(IP)을 들고 있는 카도카와의 공식 발표가 나옵니다. 하지만 오를대로 올라 버린 팬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너무 늦었는데, 바로 '우리가 타츠키를 자른 게 아니다'는 면피성 대응이었기 때문이죠.
이에 인터넷 상에서는 2015년에 있었던 코나미의 코지마 히데오 방출 사태를 떠올리며 이번 건과 비교하거나, 카도카와가 블랙기업이라는 점과 그동안의 악행을 밝혀내는 등 카도카와를 크게 비난하고, 나아가 (특히 국내 사이트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일본 사회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카도카와의 이전 작품 성향을 봤을 때 2기는 1기와 다르게 섹시 어필이 강화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알던 '타노시'※한 분위기와는 정반대가 될 것이다"며 우려하고, 심지어 "이건 우리가 기대한 2기가 아니다"며 부정하는 반응도 있네요. 한편으로는 넷플릭스의 일본에서의 세력 확장을 바라보며 타츠키 감독이 카도카와와 연을 끊고 넷플릭스로 넘어가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목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언급한 성우 우에하라 아카리(수리부엉이 미미 役)의 트윗에서 가져왔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애니메이션 1기의 오프닝 가사 일부인 아래 문장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けものはいても のけものはいない
동물 친구는 있어도 소외된 친구는 없어
※ 타노시[?しい]: 원래 일본어로 '즐겁다'는 뜻인데, 작중에서는 돌멩이와 부서진 나무 다리를 가지고 노는 수달 캐릭터의 대사로 사용된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시청자들 사이에 크게 각인되고, 나아가 작품 전체의 분위기가 이 표현에 걸맞게 '모두들 즐거운' 분위기로 나아가면서 케모노 프렌즈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