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동생의 버릇 중에 생활범위에 이쑤시개 토막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입은 몇 가지 피해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친척이나 주변 사람 중에 이쑤시개를 이상할 정도로 많이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한 경우 한 자리에 앉아서 30-40개 정도를 쓰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그런 점은 사실 문제삼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아예 자신이 이쑤시개를 많이 쓰는 것을 인식해서 항상 개인용으로 몇십개씩을 명함꽂이 크기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 갖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보니 이쑤시개를 많이 쓰는 그 자체는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의 뒤처리.
꼭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이쑤시개를 두 토막을 내서 하나는 사용하고 하나는 어딘가에 막 버려두는 것이지요.
버리는 곳도 참 다양하기 짝이 없어서 책상 위, TV 베젤 위, 책장 틈새, 연필꽂이, 책의 페이지 사이, 주방의 선반 위, 동전을 담는 통, 화분, 소파의 틈새, 자동차의 대시보드 위, 방석 등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짜증나게 구석구석 박아놓습니다. 이전에 명절 때 친척이 수일간 머물렀을 때 주워낸 이쑤시개 토막이 하루에 적으면 10여개, 많으면 100여개 이상 나왔습니다. 큰 상처가 난 건 아니지만, 동생이 이것에 찔려서 엄청나게 화를 낸 적도 있습니다.
친척만 이러면 그나마 나은 편인데, 지인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게다가 업무상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이러니까 솔직히 같이 식사하기도 싫어집니다. 음식에 이쑤시개 토막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다 보니, 이런 저런 이유를 둘러대서 되도록 식사를 같이 안 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한 날은 작정하고 따졌는데, 대답이 가관입니다.
물건 아껴쓰는 거 좋지 않느냐, 나중에 다시 쓰려고 놔뒀다 운운하는데 그걸 어떻게 믿으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화분에다 몇개씩 박아놓은 것을 보니 설득력은 이미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
그리고 이런 거로 뭐 쩨쩨하게 그러냐고 도리어 화를 내는데, 그러면 그 작은 이쑤시개 하나조차 제대로 간수못해서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게 잘 하는 것인지 반문하니 아무 말을 못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