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지독한 더위 및 관련된 이야기 모음

SiteOwner 2017.07.05 18:50:21
덥습니다. 정말 지독한 더위입니다.
그나마 1994년과 2016년보다는 근소히 나은 편이라지만, 역시 더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유행어 중에 대집트(대구+이집트)에 이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것까지 있나 봅니다.
아프리카 출신의 사람이 대구에 와서 더워서 힘들다든지 피부가 더 까맣게 타 버렸다니 말하는 것을 보면 여기 날씨가 참 고약하기는 고약한가 보군요. 하긴 국내 기후구 구분에도 대구특수형이라는 게 있으니 두말해서 뭐하겠습니까.

1994년 여름은 정말 혹독했습니다.
보통 보충수업이니 야간자율학습이니 하는 건 어지간한 중대사태나 천재지변이 없는 한은 꾸역꾸역 하기 마련입니다. 그 해 여름 김일성 사망이라는 중대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변함없이 했으니...그런데 더위로 인해 학교에서의 일과가 일찍 끝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열사병에 쓰러지는 학생이 속출하는데다 교사들도 지쳐서 늘어지는 판에 수업이 되기를 바란다면 뇌가 없는 것이겠죠. 진짜 심한 날은 체육과 교련이 다 있는 날이었는데 교과서, 보충교재, 도시락 2개, 체육복, 교련복까지 휴대하니 몸을 비틀어 쥐어짜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도시락이 변질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생 때 방학 때 집에 가면 열차나 고속버스를 내리기가 겁이 났습니다.
문이 열리고 밖에 나서면 숨이 막히는 듯한 열풍에 어지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요.

작년 여름에 일본 큐슈지방으로 여행을 갔을 때는 후쿠오카가 섭씨 36도, 나가사키가 섭씨 38도였습니다.
해안지역이고 바람이 강해서 그나마 좀 나았다 싶었을까요. 바람까지 안 불었다면 정말 여행일정이 꼬여 버릴 뻔했습니다.
그리고 양팔의 피부가 산란기 연어의 등 색깔같이 타 버렸습니다. 자외선차단제 이런 것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열이 많아서 여행중에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그나마 바람이 많이 부니까 다행입니다.
동생에게 에어컨 켤까 물어보니까 지금은 뭐 괜찮다고 하네요. 다음주부터는 가동해야겠습니다.

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잘 나기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