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취미 관련 정보를 한 가지 SNS로만 접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SNS 친구들이 들려준 정보만을 베이스로 취미를 즐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죠. 저는 농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인의 취미인데 설마 굉장히 한정된 수단으로 겨우겨우 정보를 접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심 때문이었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주로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SNS를 사용할 정도로 인터넷에 익숙한 사람이 그럴 거라고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더군요. 만화&애니메이션 쪽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다른 사람이 같은 취미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경악하더군요. 그 사람이 물어본 것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대체 무슨 수로 같은 취향의 사람과 소통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내용이었고 둘째는 ‘트위터를 통해 포교를 받지 않으면 대체 어떻게 작품을 찾아서 볼 수 있는가?’라는 내용이었죠. 제가 농담으로만 생각하던 사람이 실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음, 역시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군요.
2. 최근 경험으로 깨닫게 된 것이 “위험하다”보다는 “늦어진다”라는 키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하는 업무 중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이 있는데 이 기계가 작동할 때 사람이 붙어있으면 위험합니다. 그래서 떨어져달라고 요구하죠. 그런데 이럴 경우에 한, 두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은 제 경고를 무시하고 그 자리를 지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른 요구를 하자 결과가 판이하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계를 작동시켜야만 사람들이 입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입장이 늦어진다는 사실을 추가로 언급한 것이죠. 요컨대 “기계에 붙어계시면 위험해서 기계를 동작시킬 수 없기에 입장이 더 늦어집니다. 물러나주세요.”라는 식입니다. 그렇게 되자 한,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즉시 뒤로 물러서고 남아있던 사람들도 눈치를 보더니 30초 이내에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혹시나 그 사람들만 특이한 건가 여러 번 시도해도 결과는 같더군요. 신기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씁쓸한 사실이었습니다. 적어도 거기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다칠 수 있다”라는 사실보다는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라는 사실이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었으니까요.
3. 옛날에는 소위 ‘일부 드립’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들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차라리 “그들은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사람들이라거죠. 이유는 그저 우리 편이라고 옹호해주는 사람들을 너무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무리를 일부라고 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그 사람들이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그들과 선을 그으려고 시도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후자는 그저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부정하니까요. 물론 기왕이면 그 잘못하고 있는 단체를 비판하거나, 가능하다면 처벌을 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만…… 그걸 기대하기는 너무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