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아즈마 키요히코의 만화이자 그의 대표작, '아즈망가 대왕'의 패러디.
1.
날씨가 본격적으로 여름에 진입하고 있는 듯합니다. 밤에는 그래도 아직까진 선선하긴 한데 낮에는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는걸 보고있자면 여름이 실감날 정도네요. 최근들어서 북쪽에서 찬 기단이 남하하며 일본에서는 아무리 홋카이도라지만 '6월'달에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며 눈이 내릴 정도의 이상한파에,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아서 이번 달부터 게릴라성 폭우나 집중호우가 많이 올거같다는 글을 봤습니다(아닌게 아니라 뉴스 보면 이미 영향을 받고있는듯 하더군요).
그외 일상 생활은 언제나 그렇듯이 평탄합니다. 헌데, 전에 쓰던 이어폰이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새것을 샀는데 음질이야 취향 문제니 논외로 치더라도 구입한지 3일만에 플라스틱 하우징이 저절로 금이 가 박살나면서 이어캡 부분이 덜렁거리질 않나, 그걸 순간 접착제로 보수하니 반대쪽이 똑같이 박살나질 않나... 이어폰 케이블이 통과하는 부분도 사정은 마찬가지. 도대체 어떻게 이딴게 품질 보증을 통과했는지 의심스러운 물건이 자랑스런 '메이드 인 코리아' 운운하는걸 보니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결국 어제 우연히 전에 쓰던거랑 똑같은 기종의 이어폰을 구입해서 이 글을 쓰며 노래를 듣고 있는데, 음질이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섬세하고 깔끔하네요...
2.
오른편의 시부야 린 애니메이션 버전은 샵 구매 이력을 보니 작년 8월 달이니, 결성에 거의 1년 가까이 걸렸네요. 사실 데레애니는 이전에 쓰던 폰에 신데마스 앱을 깔았을때 1화부터 틀어준다고 하길래 볼까 하다가 기회를 놓치고 어영부영하니 완결된지도 한참이지만, 역시 이 셋은 함께 모여 있어야 빛을 발하는 듯 해서 무리해서라도 구입했습니다.
(* 셋 모두 일단 정식 제품명은 ~신데렐라 프로젝트 ver.으로 복장의 퀄리티나 재현도 등은 전부 데레애니를 기반에 두고 있습니다.)
여학생 교복 퀄리티에는 정평이 나 있는 굿스마일인 만큼, 디폴트 의상인 전용 교복의 퀄리티는 흠잡을데 없습니다. 가동폭이 조금 답답한 느낌이지만, 어차피 포즈 한번 잡아두면 몇개월간은 손도 대지 않으니 별 달리 문제는... 악세사리로는 교체용 얼굴 두종과 교체용 손 네벌, 휴대전화와 전용 손파츠, 가방이 동봉됩니다. 마이크는 동봉된 것은 아니고 200번 하츠네 미쿠 2.0에 부속된 스탠드 마이크.
밝고 쾌활한 캐릭터 특성상 혼자서 트레이닝복 차림인데, 역으로 피규어에서는 가동폭이 굉장히 제한되는 약점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쪽도 복장의 퀄리티나 재현도 자체는 그야말로 애니메이션 속 그 모습 그대로. 악세사리로는 마찬가지로 교체용 얼굴 두종과 교체용 손 네벌, 휴대전화와 전용 손파츠, 캠코더를 든 손파츠, 배낭이 동봉됩니다. 탑승해 있는 자전거는 독일에서 제작된 버디 BD-1(birdy bd-1)이라는 기종. 자전거 자체는 ex:ride 브랜드로 나온 피그마 전용 탈것으로 미오 본체와는 별매입니다. 저것도 작년 8월달 즈음에 샀지만 달리 태울만한 캐릭터가 없어서 방치중인걸 미오의 이미지와 딱 맞는것 같아 태웠습니다.
3.
에프 토이즈에서 발매한 식완 JAL WING COLLECTION 5의 MD-90 (JA8070기)입니다. 제품명에 걸맞게 라인업에 속한 모든 기종이 JAL 소속으로 JAL이 보유하고 있었거나 보유한 기종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MD-90도 그 중 하나입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엔진이 기체 후미에 위치해 있고, 이때문에 수평미익이 수직미익 상부로 올라가 있는 독특한 디자인이 매력적입니다. 이 제품의 기체 등록번호는 JA8070인데, 실제 이 제품과 똑같은 도장 패턴의 MD-90 실기 사진이 뜨는걸로 봐선 실기의 등록번호까지 그대로 재현해둔듯 합니다.
JAL 특유의 심플한 백색 도장을 기반으로 동체를 가로지르는 소속 항공사 이름, 그 옆의 깨알같은 일장기, 수직 미익의 예쁜 츠루마루(鶴丸), 동체 최후미 출입구 앞의 기체 등록번호, 엔진 커버의 유니세프 로고, 우측 주익의 기체 등록번호와 히노마루 등등 기체 각부의 크고작은 마킹이나 디테일 요소들은 모두 깔끔하게 프린팅되어 있고, 날개부의 은색 도장도 스케일과 식완임을 감안할 때 용납 가능한 수준. 아무런 디테일 요소가 없이 각도 조절만 가능한 심플한 디스플레이 베이스가 동봉되어 있고, 작은 스케일임에도 랜딩기어까지 꼼꼼하게 재현해두고 있습니다.
크기는 길이 9.5cm, 가로 폭 6.5cm, 높이 5cm(디스플레이 베이스 포함)에 스케일은 1/500으로 굉장히 작은 편이지만, 이 기체를 익숙한 1/100, 5배 크기로 늘리면 길이 46.5cm, 가로 폭 32.87cm의 대물이 되고 MD-90이 민항기 중에선 체급이 작은 협동체 여객기임을 감안하면 민항기의 엄청난 덩치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4.
그동안 일본어로만 쓰여져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던 것들이 모두 한국어로 적혀져 있어서 내용에 대한 이해도 쉽고, 특히 설명서 까지 전부 꼼꼼하게 한글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한국어판 1호의 부록은 이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Twin Lens Reflex Camera)입니다. 리플렉스(반사식) 카메라는 렌즈가 잡은 상을 반사경으로 굴절시켜 실제 사진으로 촬영될 그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보며 촬영하는 카메라이며 이안(二眼)은 말 그대로 '눈(렌즈)이 두개 달린' 리플렉스 카메라 라는 의미. 때문에 두 렌즈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반사경을 통해 피사체를 보는 위쪽의 뷰파인더 렌즈는 오로지 피사체의 관측에만 관여하고, 아래의 촬영 렌즈가 실제 촬영에 사용되어 각각의 렌즈가 각각의 기능에만 관여하는 그 구조 특성상 사진 촬영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암전(blackout) 현상에 상관없이 언제나 피사체를 바라보며 그대로 촬영하는게 가능합니다.
구조는 상부의 접혀진 부분이 피사체를 목측할때 사용되는 '뷰파인더 후드', 왼쪽 사진에서 본체 오른쪽에 있는게 촬영이 끝나고 필름을 되감을때 사용하는 '필름 되감기 노브', 오른쪽 사진에서 본체 왼쪽에 있는게 매 촬영마다 필름을 넘기는 '필름 감기 노브', 그 바로 아래에 있는게 필름을 넘길때 사용되는 '필름 카운터', 정면에서 두 렌즈 사이에 있는 레버가 촬영할때 누르는 '셔터 스위치', 두개의 렌즈 중 위쪽에 있는 것이 피사체의 목측에 관여하여 피사체를 포착하는데 쓰이는 '뷰파인더 렌즈', 아래쪽에 있는 것이 실제로 촬영에 쓰이는 '촬영 렌즈'입니다. 렌즈는 두개 모두 구경 35mm.
해서, 전자부품이 일체 관여하지 않고 순수하게 기계적으로 작동하며 촬영하는 이 아날로그 카메라의 작동 방식은 꽤나 번거로운 편입니다.
1. 뷰파인더 후드 전개 -> 2. 뷰파인더 후드를 통해 뷰파인더 스크린을 들여다보며 피사체를 목측. 동시에 피사체의 거리마다 렌즈를 직접 돌리며 초점 조절 -> 3. 셔터 스위치를 눌러서 사진 촬영 -> 4. 필름 카운터를 확인하며 필름 감기 노브를 돌림 -> 필름 한 롤을 모두 사용할때까지 2~4 반복 -> 필름을 다 사용했으면 필름 되감기 노브를 돌려 필름을 되감아 회수...의 과정을 거칩니다.
구조상 뷰파인더 렌즈, 촬영 렌즈가 톱니바퀴로 맞물려 있어 어느 쪽을 돌려도 양 렌즈가 동시에 움직이며 초점을 맞추도록 되어 있고, 피사체는 뷰파인더 후드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데, 반사경에 의해 상이 좌우 반전 상태로 보이며 뷰파인더 렌즈와 촬영 렌즈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목측 시의 뷰파인더에 맺힌 상과 실제 촬영된 사진과의 구도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촬영 역시 매우 단순한 기계식 구조로, 셔터 스위치를 누를때마다 스프링의 탄성으로 1/150초 간격으로 셔터가 열렸다 닫히며 필름에 상을 기록하고, 그렇게 한 장을 찍을때마다 일일히 필름을 다음으로 넘겨줘야 하며 필름을 되감는 회수마저 직접 노브를 돌리며 회수해야 합니다. 심지어 필름을 카운트 하는 고급 기능 따위를 제공할리 만무하기에 그것도 본인이 직점 셈하면서 체크해야 합니다.
이렇게 모든 과정을 촬영 시에 직접 수동으로 조작해줘야 하는 원시적이면서도 간단한, 그러면서도 카메라 라는 기계 그 자체의 특성을 모두 담고 있는게 이 카메라가 제게 사랑스러운 이유입니다. 필름 카메라 특유의 아날로그적 감성, 내가 직접 조립해 만드는 단 하나 뿐인 내 카메라라는 느낌도 좋고, 촬영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그저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며 셔터 스위치를 누르기해도 그 아날로그적 감성과 찰칵찰칵하는 소리 자체가 즐겁습니다. 잡지에서도 일부러 좋은 사진, 멋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이 카메라를 가지고 손 가는대로 마음대로 찍어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주말 즈음에 실제로 집 앞에서 성능 테스트를 겸해 이것저것 찍어보며 놀아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