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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국어가 다른 문자를 표기체계로 표기되었다면?

탈다림알라라크 2016.04.20 23:38:08

지난번의 한글만능론 반박 글에 이어 짤막한 지식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써 봅니다.

이번에는 한글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문자, 예를 들면 로마 알파벳을 한국어의 표기 방식으로 받아들였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그 표기 방식은 지금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나 매큔-라이샤워식 표기법과 비슷했을까요?


답은 No!


독일어나 폴란드어 같은 경우를 보면 우리가 잘 아는 26자의 로마 알파벳에는 없는 문자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에스체트(ß)라든지, Ł 같은 글자가 그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을 '확장'이라고 합니다. 한국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는 c에 해당하는 음가나 문자가 없으므로 c를 'ㅊ' 음가를 나타내는 데 썼을 것입니다. 'ㅋ'보다 'ㄱ'을 더 많이 쓰므로 'ㄱ' 음가는 k로 나타내고, 'ㅋ' 음가는 'kh' 등으로 차별화했을 것입니다. 'ㅔ'보다는 'ㅓ'를 더 많이 쓰므로 'ㅓ'는 e로 표기하고, ㅔ의 경우에는 반점이나 줄을 긋는 식으로 구별했을 것입니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eu'로 쓰는 'ㅡ'는 '?' 등으로 나타냈겠죠. 이렇게 따져 보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과 로마자의 한국어 확장(가칭)에 따른 표기는 이렇게 구분해 볼 수 있겠습니다.


기척이 크다.→

표기법 : gicheok-i keuda.

확장 : kiceki kh?da.


이렇듯, '한글'과 '한국어'는 동음이의어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문자가 없었다면 우리는 다른 문자체계를 우리 식대로 받아들여 쓰고 있었겠죠. 이두나 향찰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한글이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 최적화된 문자임은 부정할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