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남성의 얼굴에 나게 되는 수염.
이것으로 성가신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데다 특히 오늘은 피부까지 아주 아프다 보니 불평을 안 할 수가 없군요. 그래서 오늘은 평소 수염에 대한 것들을 좀 풀어놓아보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수염이 어디에 필요하며 또 무슨 효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에게는 최소한 감각기관으로서의 기능은 하는데, 인간에게는 무슨 필요가 있는지. 그러다 보니 인간의 진화라는 게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임시로 땜질하듯이 일어난 것같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게다가 제 경우 수염이 길게 자라지는 않는데 털 하나하나가 굵은 것은 1mm가 넘을 정도로 굵고 뻣뻣한 편이라서 이것을 자라게 놔두면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수염이 누운 채로 자라서 피부에 파고드는 현상. 사실 오늘도 그 문제로 면도하다가 몇 가지 성가신 상황이 생겨 버렸습니다. 그렇다 보니 옛날에 태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근대 사회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에게는 기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보니, 길게 기르는 것이 주류였던 동양에서도 풍성하게 기르는 것이 주류였던 서양에서도 저같은 체질은 상당히 난감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체질로 인해 긴 연휴 때는 일부러 휴일 내도록 면도를 안 하고 있다가 휴일이 끝날 무렵에 일일이 턱수염을 뽑아서 깨끗이 정리하는 방법도 쓰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자주 쓸 수도 없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그것도 문제가 됩니다.
그러고 보니 현대에도 수염 기르기가 미덕이나 의무로 규정되는 문화권이 있군요.
그런 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