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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능론 반박 - 모든 음의 표기는 가능할까?

탈다림알라라크 2016.04.13 23:56:24

네, 제목 그대로입니다. 분명 한글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소중한 유산임은 분명합니다. 창제 원리도 발음 기관의 모양과 발성 형태에 근거해서 이루어져 있어서 충분히 과학적이기까지 하죠.

그런데 일부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한글은 모든 음을 나타낼 수 있다', 소위 '한글만능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이기에, 표기를 못 할 언어가 없다는 것이지요.


과연 그럴까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던 시대에는 확실히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세종대왕은 방언의 표현, 중국어나 기타 언어들의 음운 표기까지 염두에 두고 훈민정음을 만들었거든요. 또 훈민정음을 만든 목적이 '한자음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분명히 한국어인데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음도 있지요. '쉬었다', '바뀌어' 등을 빨리 한 음이라든지, '이응감'을 빨리 한 영남 방언 등은 분명히 한국어에 있는 음인데 한글로 표기가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첫번째로 한글만능론은 반박됩니다.


외국어의 경우에도 보면 영어의 f, v, z, th, r 등의 음, 일본어의 ざ행 음이나 つ 등 한글로 완벽하게 표기할 수 없는 음이 많습니다. 다만 비슷하게 옮길 수 있을 뿐이지요.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표기한답시고 없던 한글 자음을 만들어 표기하자고도 하는데, 저는 외국어의 표기만을 위해 억지로 없는 자음을 만들어내거나 옛한글을 되살려내거나 현행 한글 표기에 역행해서까지 표기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것이야말로 비효율의 극치니까요.


이상, 음성학이나 음운론에 지식은 별로 없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써 봤습니다. 다음에는 '만약 우리가 한글이 없는 상태에서 로마자 등을 표기문자로 썼다면?'에 대해 한 번 써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