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궤변을 접하게 되면, 분명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그렇죠.
예전에 사용했던 수험서에 이런 궤변들이 나왔는데, 그게 바로 그렇게 사람을 기막히게 하는 것 같아서 그 두 가지를 소개할까 해요. 단 원문 그대로는 저작권법 관련 분쟁 우려가 있어서 올리지 못하고, 내용의 왜곡이 없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각색했음을 알려드려요. 그리고 특정대상을 비하하거나 웃음거리로 만들 의도가 없음도 밝혀 두어요.
1. 사형제 찬반토론
사형제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토론장에서 목사가 말문을 열었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순간 장내가 숙연해졌다가, 검사가 목사를 흘겨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사는 그 목사를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나지막히 한숨을 쉬면서 목사의 말을 받아쳤다.
"하아, 목사님,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시는데..."
장내가 술렁였다.
그러나 검사는 개의치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사형제, 솔직히 목사님 말씀이 틀렸다고는 안 하겠습니다. 그런데 권리가 없다고 행동 안하는 거 봤어요? 이미 일어나고 있으니 그건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목사님, 좀 한심합니다."
당황해하는 목사를 보고 검사가 이죽거리듯이 발언을 계속했다.
"목사님, 사형제가 없었으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일이 없었다면 지금 목사님 직업은 있었을 거라고 보십니까? 사형제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분인 목사님께서 그런 말씀 하시는 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이겁니다."
목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2. 1000원의 행방
보라, 덕선, 노을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들인 비용은 모두 2만 5천원이었고, 세 사람은 각각 1만원권 지폐 1장씩을 지갑에서 꺼내어서 종업원에게 건네주었다. 그 종업원은 2천원을 팁으로 받기로 하고, 거스름돈으로서 1천원권 지폐 3장을 갖고 와서 한 사람에게 1장씩을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라가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어, 이상하네? 분명히 우린 만원 내고 천원씩 받았으니 실제로 9천원씩 냈잖아? 그리고 종업원이 2천원을 가져갔고, 그러면 합이 2만 9천원이네. 천원은 어디 간거야?"
보라의 그 의문에 덕선, 노을, 그리고 식당 종업원이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이 두 궤변을 읽으면서 문화충격을 느꼈어요.
이런 궤변은 대체 누가, 또 무슨 생각을 하면 만들 수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