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2학년~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교사는 제 담임이었는데, 담임을 두 번씩이나 맡아서인지 아니면 제게 나쁜 기억만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 교사의 이름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죠... 제가 다른 분들은 선생님이라고 불러 드리는데, 그 사람만 '교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학생들을 편애해서입니다. 왜인지도 모르게 저를 괴롭혔죠.
그 중 기억나는 것만 꼽아 보자면...
한 번은 그 때 같은 반 급우가 장난을 치며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 둔 범퍼를 훼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걸 일기장에 적어 뒀죠. 그런데 그 교사가 다음 날 저를 따로 부르더니, '왜 친구를 시기하냐'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영문도 모른 채 제 잘못까지 함께 적어야 했죠. 영문도 모르고 말이죠.
그리고 또 한 번은 친구의 쓰기 과제를 서로 검사해 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뭔가 좀 틀린 것 같아서 그걸 좀 바로잡아 줬더니 아니나다를까, 그 교사가 또 저만 지적하더군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만했습니다만...
방학 철이 다가오자, 제가 사소한 잘못을 했는데, 그 교사는 다른 잘못도 전부 저에게 뒤집어씌우더니, 방학 때까지의 교실 청소를 저한테 다 떠넘겨 버린 겁니다. 정작 잘못한 아이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죠. 하... 제가 아무리 어린 시절 기억이 희미하다고는 하지만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때 어린 마음에 얼마나 한이 맺혔는지, 나중에 그 교사를 길거리에서 만나고도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제가 버릇없는 아이라던가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몰라도 그 때 당시에는 정말 예의바른 성격이었죠. 어른들 만나면 인사도 꼬박꼬박 잘 했고요. 잊고 싶은데 오늘따라 자꾸만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