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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의미없지만 기이했던 낮꿈

SiteOwner 2015.09.13 20:24:12

오늘 낮잠을 자다가 꾼 꿈이 꽤 기이해서 적어 봅니다.


본론을 말하기 전에 배경이 된 이야기를 두 가지 해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학원강사 시절에 카풀을 거절하던 학원용 차량 운전수 이야기.

그 운전수와 저는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래서 퇴근할 때에는 그의 자동차에 첨승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카풀을 할 때 상응하는 사례비를 주겠다고 말했지만, 그는 자신의 자동차에 사람을 1명 더 태우면 그만큼 기름값이 많이 들고 자신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몇 초에서 몇 분 정도 늦어진다는 말부터 하면서, 문을 열고 닫을 때 자동차 문의 힌지가 부서질 수도 있으니 돈을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그건 싫다고 거절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보다 앞선 군복무 시절의 이야기.

미군 중에 짜장면을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가 부대 출입문 초소에서 근무할 때에는 동네 중국집에 배달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검은 소스의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이죠.


그럼 이제는 꿈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친구와 약속이 있었고, 수원역에서 그 친구와 만난 뒤에 대형 고급승용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차가 녹색으로 칠해진 9세대 링컨 컨티넨탈. 이 차종의 생산시기는 1995년에서 2002년까지였으니 아무리 신차라도 13년은 된 승용차여서 그리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뒷좌석에 탔는데 앞좌석 중 운전석에 별로 인상이 좋아보이지 않는 운전수가 있었습니다. 학원강사 시절의 그 운전수는 중노년 남성인데 반해 꿈 속의 운전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전반으로 보이는 여성. 차 문을 살짝 닫았는데 그렇게 세게 닫아서 고장나면 어쩔 거냐면서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차가 어떤 차인지 알긴 하는가, 당신 소득수준으로 살 수 있는 건줄 아느냐고 또 잔소리. 그래서 링컨 컨티넨탈 1998년식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잘난체를 한다고...

어떻게 길을 가다가 평택역이 보이는 시점에서 그 운전수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평택역이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화내는 그 운전수와 한 공간에 있기 싫어서였지요. 그런데 평택역 앞에서 세우면 거기서 수십초가 소요되는데 링컨 컨티넨탈같이 큰 차는 돌리기 힘들다고 어쩌고 그랬습니다. 그리고는 알아듣지 못할 욕을 하면서 차를 세우더군요. 전 내려서 일부러 차문을 쾅 닫고, 가운데손가락을 들어올리면서 영어로 욕을 해줬습니다.


내린 근처를 다니다가 중국집을 들어갔는데, 거기선 미군 장교와 카투사 한 사람씩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짜장면을 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광경에 익숙하다 보니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는데, 미군 장교가 저를 보더니 자신을 신기해 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혹시 카투사 경력자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말하고, 합석을 권유받아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공짜로 요리까지 대접받았습니다. 오는 길에 겪었던 운전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세상에는 참 이상한 사람이 많다면서, 중고 링컨 컨티넨탈로 온갖 허장성세를 부리면 롤스로이스라도 타는 날에는 사람 죽이겠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동생이 저를 깨웠는데, 꿈도 영어로 꾸냐고 그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