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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어이없는 뉴스 및 단평

SiteOwner 2015.07.14 00:00:50

오늘 신문을 보다가 두 가지의 어이없는 뉴스를 접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는 국내의 기묘한 논리, 다른 하나는 국외에서 일어난 18년 전 국내상황의 반복.


일단 이것부터 보겠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13/2015071302693.html


군사기밀을 중국에 유출한 기무사 장교에 대해서 간첩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장관이 적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형법상 간첩행위의 대상이 적국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제3국에 국가기밀을 누출한 경우에는 간첩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인데...

이거, 요즘 정부가 친중이니 이렇게라도 면죄부를 주고 싶어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적국이 아니라는 말, 한번 곱씹어 봅시다.

6.25 전쟁에 의용군이라는 얄팍한 속임수를 써가며 개입하여 전황을 악화시켰고, 북한의 기습남침을 격퇴해가던 국군 및 국제연합군을 다수 살상한데다 휴전협정의 일방당사자로서 나서서 국제질서를 교란한 중국이 이래도 적국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까? 안보에 위협이 될만한 국가는 잠재적인 적국이고, 게다가 이미 중국처럼 전과가 있는 국가는 잠재적인 적국이 아니라 실질적인 적국인데. 게다가 북한은 현행법상 국가가 아니라 국가를 참칭하여 국토의 북반부를 지배한 반국가단체이자 교전단체의 지위를 가지는데, 법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중국이 적국이 아닌 제3국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이것도 맞다고 봐야 할까요?

일본은 대한민국을 침략한 적이 없으니 과거사에 어떤 의무도 없다고. 1937년부터 1945년까지의 중일전쟁, 그리고 1941년부터 1945년까지의 태평양전쟁 기간 중에 대한민국은 없었고, 건국된 것은 전쟁이 끝난 시점에서 3년 뒤였으니 그럼 일본이 대한민국을 침략했다는 사실 자체가 전혀 성립하지 않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여기에 찬성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외신 하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13/2015071302672.html


결국 그리스가 재협상은커녕 오히려 더욱 엄격한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1997년말, 한국도 이랬습니다. 당시 재협상을 주장하던 세력이 있었고, 결국 집권에 성공했는데, 그 결과 재협상은커녕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를 무조건 이행해야 했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재협상을 주장해서 표는 얻고, 그리고 나중에 약속을 못지키면 그냥 IMF를 탓하면 되는 것이고...18년 뒤의 그리스에서 이러한 현상이 똑같이 나타날 줄이야...그리고 재협상은 협상력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는데, 그리스의 산업상황을 보면 그냥 웃고 말지요.


그러고 보니 1997년 당시에, 재협상 주장에 대해 역시 민족주의자이다, 한국인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하면서 지지한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때의 자신들의 선택이 지금도 합리적이라고 주장할지가 궁금합니다. 이걸 생각해 보니까 병자호란 당시 주화파와 척화파의 대립에서, 결국 정쟁에서 이긴 척화파들은 목숨도 잃고 임금을 그 "오랑캐" 두목에게 무릎꿇리게 만든 결과적인 매국도 같이 생각나서 씁쓸해지고 있습니다.


역시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게 드러납니다.

1637년의 조선, 1997년의 대한민국, 그리고 2015년의 그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