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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그리고 한 세대 동안의 짧은 기억

SiteOwner 2015.06.24 22:47:04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습해지는 시기인 이 장마에는 여러모로 많은 것이 생각납니다.


국민학생 때인 1980년대에는 장마철이 되면 항상 어디선가 대규모의 수해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집과 재산을 잃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당시에 나왔던 창작동화책에서도, 여름이 지나고 나자 절친했던 친구를 수해로 잃어버리는 상황이 묘사되었던 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항상 매년 장마가 시작되면 혹시 이번에 그 사망자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고 조마조마했던 때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대규모 홍수로 인해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진 적도 있다 보니 오래전 일이지만 기억나고 있습니다.


1990년대의 기억이라면, 군생활 때에 부대가 침수되어 장기간 고립된 일이 생각나고 있습니다.

매일 보급받는 식수와 MRE로 버텨야 했고, 손을 씻는 것조차 사치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DFAC(=Dining Facility, 식당을 가리키는 미군 용어) 앞에서 식수와 MRE를 배급하던 미군의 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Better drink it than wash away, huh?"

물이 부족하면 "씻는 거로 흘려버리기보다는 마시는 게 낫다" 라는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겠지요.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광범위한 수해는 일단 많이 줄었습니다만, 국지적으로 일어나는 피해가 굉장히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반지하방 침수라든지, 도심의 하수관 역류 등의. 특히 이런 것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앞으로는 광범위한 수해도, 국지적인 피해도 안 일어나야 함은 물론입니다.


장마철의 시작을 앞두고 지난 한 세대간 있었던 몇몇 일들이 생각납니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잘 넘어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