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같이 간 동기인데, 이 나이가 돼서야 현역 입대라는, 같은 프로그램으로 유학한 학생들 중에서는 참 희귀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아마 대학원 석사까지는 어떻게 미뤘지만, 취직을 한 지금에서는 어찌 더 미룰 방법을 못 찾은 것 같습니다. 제대 후 회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장받았다는 건 상당히 좋은 조건인 것도 같지만...
대학교의 학부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저로서는 이 나이 먹고서야 입대하는 친구랑 입대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뭐 그래봐야 같이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동지라 결국 한 얘기는 애니메이션 얘기지만...
올해 윤일병이니 임병장이니 여러 사건도 있었고, 나이도 나이인지라 이병 때 누가 함부로 터치하지도 못할 거라는 생각은 저도 했고, 친구의 주변에서도 많이 그런 얘기를 해 줬나 봅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 봐야... 결국 군대는 군대죠. 훈련소에서 짬밥 먹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된 지금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더군다나, 대학 입학 전부터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알퀘이드 브륜스터드일 정도로 유서깊은(?) 타입문 팬이었던 친구에게 있어서는 다음 분기에 시작하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하고 입대한다는 게 매우 아쉬운가 봅니다. 그 친구를 위해서라도 애니를 좀 받아놓을까 봐요. 휴가 나오면 곧바로 보내줘서 받게...
당분간 북한이 미사일 좀 안 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괜찮겠죠.
p.s. 친구에게 6살 동생이 있는데, 7월에 공군에 입대했답니다. 지지난주에 첫 휴가를 나와서 군 입대 직전인 형을 만났는데, 제대일을 계산해 보니 지금 입대하는 형이 자기보다 제대가 빠르다고 멘붕을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