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형님이 휴가 나오셔서 친히 훈계를 해 주셨습니다. 대개 이런 내용이었죠.
- 너 이렇게 살면 안 된다.
- 넌 애가 아니라 사회인이다. 사회인답게 살아라.
- 네가 하고 싶은 XXXXX는 사회의 밑바닥이나 다름없다. 다른 사람들이 하다하다 안 되면 그 일을 하는 거야. 그래프로 치면 -10이다. 그리고 (예를 들자면) 공무원 시험은 0에 가깝지. 성공한 사람들은 +10이고. -10에서 시작할래, 0에서 시작할래?
-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생활패턴하고 생각을 안 고치면 넌 쓰레기다.
- 너 쓰레기야? 아니잖아. 그러니까 바뀔 수 있어.
그래서 공무원 시험에 대해서 알아보긴 했는데, 반발심인지 뭔지 때문에 부정적인 내용을 찾게 되더군요.
- 9급 공무원을 포기하고 도배사가 된 사람과 지식만 있고 직업의식은 없었던 지방9급의 이야기
- 안전행정부 장이 본 공무원 시험의 실제
- 노량진을 다녀오거나 살아봤던 사람들이 본 공무원 시험의 허수와 허상
- 공무원시험이 국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이유 : 다른 곳에 쓸 인력이 부족해짐
- 공무원이 각 부서에서 진행하는 실제 업무와 예상에 비해 적은 실수당
- MBC스페셜에서 취재한 고시학원의 모습
문제는 저런 이야기를 꺼내면
- 해보지도 않았잖아? 확실해?
- 지레 겁먹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 일단 해 봐라. 그리고 포기해라. 그러면 그게 네 꿈인지 남의 꿈인지 확실해진다. (by 강신주)
- 그건 남들의 사례다. 넌 다르다.
...이런 말이 되돌아 온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공무원 시험이라는 게 하나의 진리처럼 굳어져서 "안 하면 이상한 것"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6-3-3-4-3(초중고대시)같은 느낌?
분명히 사람은 공무원만 해야 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다른 직업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보수와 이것저것 모아보면 낫(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나이를 먹으면 가족을 꾸리건 안 꾸리건 자신만의 생계는 마련해야 해요.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일로 돈을 충분히 벌 수 없다는 보장은 없죠. 반면 공무원은 여러 학원들의 연구에 의해 뭐 하나 바뀌면 실시간 업데이트가 됩니다. 즉 자신의 취미든 생계든 돈을 어느 정도는 벌어야 가능하고, 그러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이 공무원밖에 없다,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공무원을 뽑는 안전행정부의 장께서도 '국가 전반적으로 인력이 쏠리니까 손해'라고 하실 정도(기사를 봤는데 링크를 잊어버렸네요)인데...'공무원이 되면 정말 좋을까'라는 주제로 이인재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2급)이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란 책을 쓰기도 했고.
철학자 강신주는 "해 보고 나서 판단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고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걸까요? 사람은 꼭 멀리 돌아야만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걸까요?
혹시 이 거대한 혼돈을 논파해 주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