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군이 러시아군에 충원되고 있고, 그들이 향할 곳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위험해진 쿠르스크(Курск) 전선일 것이라는 예측도 많이 나돌고 있어요. 여기에 대해서 잊지 말아야 할 논점 몇 가지와, 북한이 왜 이렇게 파병을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정을 정리해 봤어요.
우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어요.
예의 파병을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군 충원인력인 카투사(KATUSA)나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에의 파병과 동일시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논점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왜곡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악의적일 수밖에 없어요.
카투사에 대해서는, 오빠가 카투사 출신이다 보니 들은 게 이것저것 있어요. 그리고, 포럼에도 오빠가 올린 글이 있어요. 이를테면 요
즘 카투사 관련으로 범람하는 헛소리에의 비판 같은 것인데, 카투사는 어디까지나 주한미군에 충원되는 한국군 인력이니까 그 인원들에 대한 인사권은 한국군의 전속권한이라는 것도 간단히 논증되고 실제로도 그러한 것이 명백하죠. 그러니 카투사는 당연히 미군이 아닌 것.
그리고 월남전 또한 한국군은 한국군의 이름으로 파병된 것이었어요. 그 전쟁에 참여한 자유진영 국가는 미국, 프랑스 및 우리나라 등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모 정치세력의 비방중상과는 정반대로.
그러나 지금 북한군의 경우는 어떨까요?
그들은 러시아군의 일부로 편입되어 러시아군으로서 싸울 따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북한이 공식적으로 참전한 것으로 되어 버리면 국제사회 차원의 제재가 더욱 혹심해질 게 눈에 보이다 보니 공식적으로는 말할 게 없어요. 그리고 그 사정은 북한이든 러시아든 똑같아서, 러시아측에서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 내지는 "국제법에 부합" 등의 발언으로 사실상 인정하되 그 실체는 명백히 하지 않는. 애초에 목적 자체가 더러우니까 당당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전쟁(Война)이 아니라 특별군사작전(Специальная военная операция)이라는 기만적인 이름을 썼는데, 어차피 러시아어 형용사인 바옌느이(военный) 자체가 전쟁의 러시아어 어휘에서 파생되어 나온 거니까 저렇게 길게 둘러대어도 결국 전쟁에 관한 행동이라는 본질이 바뀔 리가 없어요. 즉 그들의 이름을 자신있게 내 걸 수 없고 그 목적 또한 불순하니 당당하게 말할 여지조차 없어요. 카투사나 월남전 파병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제 추정.
북한이 노리는 것은 2가지가 있을 거예요. 하나는 러시아로부터 유입되는 외화 및 지적재산, 또한 다른 하나는 능력은 있지만 고분고분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살처분(殺処分).
첫번째 노림수는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겠죠. 주목할 만한 것은 두번째 노림수.
러시아로 보내진 북한군이 김정은을 철저히 따르는 자는 아닐 거예요. 그런 자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안위에 집착하는 김정은 및 그 일족들을 지키는 근위대(近衛隊)에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북한군은 물론 사회 전체의 상황이 김정은의 전방위적 폭력 및 그 이전 시대부터 구축된 수평폭력 시스템 덕분에 구밀복검(口蜜腹剣)의 상태. 특히 무력을 가진 군일수록, 겉으로는 따르지만 속으로는 딴 마음을 품고 있을수록 위험성은 더욱 커질 거예요. 그렇다면 그들을 아예 전선으로 보내서 살아 돌아오면 다행으로 여기고 죽어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사실상의 살처분을 해 버리면 정권유지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겠죠. 위에서 언급된 외화 및 지적재산도 얻으면서 그와 동시에 불만이 있을만한 세력도 이참에 죽여 없앨 수 있는.
인권을 무시하고, 생존 및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밖으로는 테러리즘 노선을 그리고 안으로는 폭압체제 강화를 일삼아 온 북한으로서는 이런 파병 덕분에 3중의 안전장치를 지니게 되었어요.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고,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관계를 단절한 것도 아닌데다 러시아와 관계가 틀어질 경우의 보험이 되기도 하니 버릴 수는 없어 이중으로 보험이 되는 이점도 있어요. 또 하나. 북한 자체가 가난해서 누구 하나 탐내지 않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