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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어도 수입차 악마화는 여전합니다

SiteOwner 2024.09.27 22:12:39

도발적인 질문을 하나 해 보겠습니다.

만일 외국언론에서 인명피해가 난 교통사고가 이렇게 표현되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대로에서 행인을 치어죽인 현대"

"XX거리 기아 폭주사건"


이러면 우리나라에서의 반응이 전혀 없다고는 단언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고를 낸 것은 운전자이지 자동차가 아니다, 왜 자동차 제작사를 악마화하는 것인가 등의 반응은 당연히 나올 것이고, 한국기업 및 제품을 나쁘게 말했으니 반한(反韓) 내지는 혐한(嫌韓) 등의 확대해석도 잇따를 것입니다. 특히 그 언론사의 국적으로 반응이 달라질 것도 국민정서상 충분히 예상됩니다.


그러면 이제 본론으로.

국내언론의 행태를 보면 수입차가 관련된 사안에서는 유독 수입차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은데다 비판도 없습니다.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계기인 "벤츠 여검사 사건" 이라든지, 마약중독자가 운전중 낸 교통사고로 행인을 절명시킨 "압구정 롤스로이스 차량돌진사건" 이라든지, 근래에 일어난 "마세라티 뺑소니" 같은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외제차 브랜드. 자동차가 엮인 사안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의 행위인 사안을 자동차 브랜드를 내세워서 명명해야 할 정당한 이유는 없습니다. 


자동차시장의 개방 이전의 수입차 악마화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언급을 좀 해 보겠습니다.

20세기말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차의 경우 번호판이 달랐습니다. 

과거의 번호판 체계로 "서울 1 가 2345" 로 표현되는 번호가 있다고 하지요. 그러면 수입차의 경우는 "서울 10 가 2345" 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즉 지역 다음에 오는 차종번호가 반드시 2자리로 되고 0으로 끝나는 이것이 수입차에만 붙는 체계였습니다. 게다가 수입차 구매자에는 세무조사가 따라붙는 것은 물론이었고, 일본기업의 자동차의 경우는 일본에서 생산된 것은 수입이 전면금지되었고 제3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21세기에 들어서 자동차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제도가 개선되어 옛날의 이야기가 된지 20년도 더 넘습니다만, 수입차 악마화는 이렇게 사건사고의 본질을 흐리는 언론보도로 재탄생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과연 괜찮을까요. 그리고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가 외국언론에서 저런 취급을 당하면 그때는 순순히 납득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