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래 살아온 건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본 지난 4반세기(=25년)에 걸친 환경 운운 담론은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로 보이네요. 제목에서 쓴 것처럼 친환경(親環境, Eco-friendly)이 만든 반환경(反環境, Eco-hostile)을 위해서 전인류가 달려온 결과 이제서야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았는데 정작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르거나 알더라도 기존의 타성을 벗어날 수 없다거나...
결국 그랬잖아요. 원자력을 악마화하면 깨끗하고 안전한 세상이 열릴 줄 알았는데 실은 가장 더러운 연료라는 석탄에 가면 갈수록 의존하는 세계가 되어 연도별 석탄소비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역대최고를 경신했어요. 그리고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은 참가자들에게 불편과 희생을 강요하는가 하면 세느강의 수질 악화라는 환경재앙을 더욱 심화시켰으니 결국 친환경이라는 대의명분도 전혀 살리지 못했어요. 즉 친환경을 표방했지만 환경대재앙(Eco-fiasco)밖에 되지 않은 이 참담한 결과에 대해서는 인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요? 어디까지나 사견이지만, 과거에 해 왔던 환경운동이 결과적으로 실패였는데도 이것을 부정하는 순간 지난 4반세기동안의 그들의 행적이 부정당하니까 환경이야 어떻게 되었든 운동가들은 자기 입장만 중요한 듯하네요.
자동차의 화재는 늘 있는 일이지만, 전기자동차의 화재는 유독 지독한 면이 있어요.
물론 전기차가 늘 어디든지 터져나가는 식으로 굴러다니는 폭탄인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화재가 났다 하면 유독 피해양상이 큰데다 진화방법도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과연 이게 친환경인지 의문스러워요.
여기에서 연소(燃焼, Combustion)를 멈추는 3요소를 화고해 보죠. 연료가 없어질 것, 산소가 차단될 것 및 온도가 낮아질 것. 문제는 전기차의 배터리는 매우 무거워서 완전 전기추진 승용차의 경우 질량이 평균 1,000파운드(=453.6kg) 선에서 형성된다는 것. 보통 석유계 연료의 경우 연료 탑재량은 대형 고급차 정도가 되어야 100리터(=26.4갤런)를 넘을 정도이고 가솔린 100리터라고 해야 질량은 75kg 정도이다 보니 연료 자체의 양이 급이 다르죠. 연료가 이렇게 많으니 타는 것도 매우 오래 타고, 물을 끼얹으면 알칼리금속인 리튬(Lithium)은 맹렬히 반응하여 수소가스를 발생시키니 연료를 더욱 늘려버리죠. 물을 많이 공급하면 온도는 내릴 수 있지만 화재가 났을 경우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에 비해 수십배의 물이 드는데 이것을 옮기는 자동차는 그럼 탄소배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특히 직접 배기가스를 내지 않을 뿐이지 생산, 유통 및 운용의 전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까지 정량적으로 판단한다면 과연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적인지는 심히 의문이예요. 그렇다면 전기차의 장점은 직접 배기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 정도밖에 없어요.
그리고, 발전방식에서도 신재생에너지가 보조적인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예외없이 주류가 될 수도 없다는 것이 여러 나라에서 증명되고 있어요. 즉 결국 상황악화로 충분한 전력이 확보되지 못하면 석탄화력발전에 더 의존해야 하는 역설을 발휘해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조차 없는 친환경을 가장한 반환경이라는 이 바보들의 행진은 얼마나 더 지속될까요. 인류는 이대로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