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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이야기들

국내산라이츄 2024.03.12 22:52:32

1. 

계약직으로 성형외과에서 차트 스캔 일을 하고 있었고, 저번달에 계약을 한 번 연장해서 6월까지 다니게 되었습니다...'만'. 

소속팀 차장이 소위 말하는 꼰대입니다. (순화할 표현을 찾지 못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밥 먹고 쉬는 시간에 음악 듣는다고 한떼거리 하면서 엠젯엠젯 할 때 알아봤죠. 근데 며칠 전에 또 자리 이동건으로 불러서 얘기하더니 갑자기 이러는겁니다. 


"내가 취향은 존중하는데... 피카츄 좀 치워주면 안될까? 아니, 내가 뒷말 나올까봐 그래. "


그러니까 다시 말씀드리자면, 뒷말이 나온 게 아니고 나올까봐입니다. 나올까봐. 그런데 뒷말이 나올거였으면 포켓몬 아니고 인스타 릴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뒷말 나옵니다. 밥먹으면서 포켓몬고 하고 포켓몬홈 한다고 그것때문에 뒷말이 나오는 게 아니예요. 


그리고 책상이 좁아서 피규어 5~6개 놓고 끝입니다.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고 포켓몬 피규어는 19금도 안 나오죠. 그거 외에는 피카츄 장패드가 전부인데 장패드는 피카츄 그려진 부분이 가려져서 얼핏 보면 그냥 노란색 장패드예요. 그리고 동성애에 비유한 것도 어폐가 있는 게, 동성애는 화제로 꺼냈다가 잘못하면 불난 집에 기름도 아니고 마그마를 들이 붓는 꼴이 되거든요? 근데 포켓몬은 그런 주제가 전혀 아닙니다. 본인이 낚시 얘기, 복싱 얘기 안 하는거? 예, 안 할거면 안 하시면 됩니다. 근데 그게 남의 취미생활에 감놔라 배놔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아니, 애초에 취향 존중하는거랑 피카츄 치워라가 양립할 수 없죠. 


아무튼 기분나쁘다고(보통 저렇게까지는 얘기 안 합니다), 그냥 서로 안 맞는 것 같은데 계약 끝나면 그냥 바이바이 하자고 했습니다. 


저 차장이 불러서 뭐라고 했을때가 둘째이모부 장례식 이틀차였는데, 아마 돌아가신 이모부가 이런 인간이랑은 같이 일하지 말라고 도와주신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여기서 빠이빠이 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지는 계기가 되었고요. 회식도 다 선약 있다고 하고 뺄겁니다. (짝수달에 격월로 회식 있습니다) 


2. 

위에도 적었지만 둘째이모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번달 마지막주 월요일에 운명하셨고 장례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치뤘죠.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해드리려고 했는데 장례식장이 일산입니다. 네, 회사에서 편도로 두시간이고요... 집 가는데 편도 세시간 걸립니다... 다음날 연차 쓰고 가야 해서 엄마 편에 부줏돈만 전해줬습니다. 발인은 늦게 했는데 장지가 또 대중교통으로 가자니 멀어서 못 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40분은 걸어가야 해서 자전거를 빌리던가 택시를 타던가 해야돼요. 


나중에 그만두고 한번 가보든가 해야죠.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도 못 드렸으니... 


3. 

곧 생일이기도 하고, 노트북 2호가 올해로 7년째 돼서 가기 전에 후임을 슬슬 알아볼까 합니다. 이것저것 설치할 거랑 할 일은 대충 정리해뒀고, 부팅디스크(윈도우 CD같은겁니다)도 만들어둬서 새 기기 사서 설치만 하면 됩니다. 28일까지만 받으면 돼서(3월 마지막주에 받을 생각입니다. 다다음주죠) 알아보는건 다음주쯤 천천히 하고, 29일에 방문수령하던가 그 전에 택배로 받던가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계획은 다 잡혔고, 백업도 끝나서 기기만 알아보면 되는 단계입니다. 


초기화하고 설치할때마다 깨닫는거지만, 리눅스는 정말 세팅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리눅스만의 맛이 또 있죠... 예를 들자면 사촌동생이 컴퓨터 달라고 해서 줬다가 동공지진을 일으킨다던가... 


4. 

최근 회사 스캐너때문에 이래저래 화가 많이 쌓였었습니다. 툭하면 다중급지(한번에 여러 장 스캔되는 것)되고, 걸리고, 이미지 윗부분만 블랙홀 들어갔다 온 것마냥 늘어나고, 스캔하다가 틀어져서 구겨지고(찢어지기도 합니다)... 스캐너 롤러때문에 이 모양인데 오래돼서 롤러도 없고... 기껏 구한 롤러는 안 맞아서 스캔할때마다 플라스틱 부러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참다참다 말씀드려서 결국 새 걸로 사긴 했죠. 하도 안 돼서 부르니까 한동안 인사말이 '오늘은 잘 되죠?'였을 정도니... 


전자기기는 역시 새 제품이 최고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새 스캐너도 가끔 스캔할 때 걸리고, 축 틀어지고, 휘파람 소리가 나긴 하지만 전에 쓰던것에 비하면 양반이라 참고 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