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속보]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 사망

Lester 2024.03.09 05:55:43

근래 들어 제가 아는 유명한 만화가 중에서 여러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 미우라 켄타로(베르세르크) - 2021년 5월 6일

 * 사이토 타카오(고르고13) - 2021년 9월 24일

 * 타카하시 카즈키(유희왕) - 2022년 7월 4일 (사고사이므로 추정)

 * 마츠모토 레이지(은하철도 999) - 2023년 2월 13일

 * 이우영(검정 고무신) - 2023년 3월 11일


이제 또 한 명, 그것도 만국공통어 수준에 달하는 인기로 작가 이름까지 각인시킨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 1955년 4월 5일 ~ 2024년 3월 1일)가 3월 1일에 사망했습니다. 가까운 친족들만 참석하여 장례를 치른 뒤에 어제(3월 8일) 발표됐기에 그만큼 사람들의 충격도 컸습니다.


솔직히 저는 드래곤볼이라는 작품은 초등학생 때부터 알았지만 배틀물을 (다소 개연성 없는 밸런스 붕괴 때문에) 썩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파생작들을 차치하고 원작만 읽는다 해도 그 방대한 세계관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래서 드래곤볼 팬들만큼 상심하거나 슬퍼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토리야마 아키라"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그 무게는 잘 알고 있습니다. 테즈카 오사무를 필두로 시작되어 '망가'나 '아니메'로 세상에 알려진 일본만화를 유지하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후 여러 명작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준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일본 만화가 대부분에게 해당되는 뻔한 평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아는 선에서) 만화의 "상업성"을 가장 증명해보인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론 위의 목록에서 적었듯이, 뭔가 한 시대가 확실히 저물어 간다는 느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위의 목록에서 실제로 읽고 내용을 아는 건 베르세르크와 고르고13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제 과거의 한 축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건 슬픈 일입니다. 특히나 이들은 (아마 직업병이겠지만) 노환으로 죽은 게 아니라 돌연사나 병사한 경우가 많고, 그 병사도 사고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토리야마도 급성 경막하 혈종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고요. 그래서 더욱 충격이 큰 점도 있습니다. 물론 미우라 켄타로의 절친이자 역시 만화가였던 모리 코우지(홀리랜드, 자살도[정발명: 아일랜드] 등)의 감수하에 미우라의 어시스턴트들이 마저 완결내기로 한 베르세르크 같은 작품도 있습니다만, 원작자만큼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쉬운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