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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가능하지만 북한은 안되는 것

마드리갈 2024.03.03 22:47:32
연속으로 쿠바 관련을 다루게 되네요. 
그러면 이번에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 왜 중요한가북한이 어쩌면 쿠바를 벤치마킹했을 수도 있겠네요에 이어 세번째 이야기인 쿠바는 가능하지만 북한은 안되는 것.

쿠바의 유명한 생산품이라면 역시 시가(Cigar)와 럼(Rum)이 있어요.
담배를 싫어하는 터라 담배는 아무리 고급이고 뭐고 간에 소비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폴리포닉 월드의 담배관련 제반사정항목을 만들면서 조사한 게 있어서 대략은 알고 있어요. 쿠바산 시가 하면 역시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로는 코이바(Cohiba, "코히바" 발음도 통용), 몬테크리스토(Montecristo), 볼리바르(Bolivar), 디플로마티코스(Diplomáticos), 폰세카(Fonseca), 라 글로리아 쿠바나(La Gloria Cubana) 및 다비도프(Davidoff)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죠. 국내에서도 몇몇 취급점이 있고 직접 시가를 피울 수 있는 시설인 시가바(Cigar Bar)도 소수 영업중이예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럼. 지금은 퇴원후 재활에 주력하다 보니 술은 일절 마실 수 없어서 최소한 현재 복용중인 내과약이 끝나고 의사의 진단에 따라 음주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기 전에는 무기한 금주상태이지만, 예전에 간혹 럼주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제하의 글에서 다룬 것처럼 럼 자체에는 관심이 꽤 있고 마셔본 것도 몇 가지 있어요. 
럼 자체가 국내에서는 마이너한 편이라서 브랜드 자체가 낯설게 여겨지겠지만, 대표적으로는 본사가 버뮤다제도에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기업인 바카디(Bacardí)라든지, 자메이카의 마이어스 럼(Myers's Rum),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캡틴 모건(Captain Morgan), 23년 숙성이라는 초장기 숙성의 프리미엄 럼으로 유명한 과테말라의 론 자카파 센테나리오(Ron Zacapa Centenario) 등의 것들이 유명해요. 참고로 럼은 고온다습한 카리브해 지역의 특성상 발효 및 숙성이 매우 빠르고 증발에 의한 손실도 많아서 8년 숙성이면 이미 20여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나 브랜드같은 지위라고 보면 거의 틀리지 않아요.
물론 여기서 쿠바산 럼도 빼놓을 수는 없어요. 위에서 거명된 럼과 달리 아직 쿠바산 럼은 마셔본 적이 없지만, 하바나클럽(Havana Club), 론 산티아고 데 쿠바(Ron Santiago de Cuba), 레헨다리오(Legendario), 론 바라데로(Ron Varadero)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요.

결국, 좀 길어졌지만, 요약하자면 그거예요.
비록 담배산업이나 주류산업이 죄악산업이라고 불리긴 하더라도 그 산업의 생산품은 공인된 시장에서 떳떳하게 팔 수 있는 물건이죠. 쿠바라는 원산지와 오랜 전통의 브랜드를 내세워서. 물론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다 보니 시가는 전혀 관심없어도 몇몇 브랜드는 알고 있고, 좋아하는 술인 럼에 대해서는 쿠바산 럼은 로망의 영역에 있어요.

그런데, 북한에 이게 가능할까요?
불가능해요. 전혀 없었고, 전혀 없고, 생길 가능성도 전혀 없으니까.
북한의 제조업 능력은 그 자체로 빈약한 것은 물론 세계적인 명성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브랜드도 없어요. 쿠바는 최소 수십년 전부터 길게는 19세기부터 시작된 유명한 브랜드가 다수 있는데.
게다가 북한의 주요 생산품은 공인된 시장에서 떳떳하게 팔 수 없는 것들. 게다가 그런 것들조차도 열등재라서 다른 것들에 철저히 밀리거나 그런 것밖에 살 수 없는 고객들 이외에는 판로가 막혀 있어요. 히로뽕 또는 필로폰으로 잘 알려진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은 더 싼 가격에 퍼져서 미성년자 사망률 급증의 주요원인인 펜타닐(Fentanyl)에 그 자리를 뺏기고 있고, 북한제 무기의 고객은 러시아처럼 국제평화를 무시하는 국가나 세계 각지의 테러조직처럼 합법적인 무기를 구할 수 없어서 달리 선택지가 없는 경우밖에 없으니까요. 어차피 양지에 내놓을 수도 없는데다 음지의 시장에서도 경쟁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어요.

쿠바는 가능하지만 북한은 안되는 것은 지금까지도 이런데 앞으로는 더 많아지겠죠.
그리고 쿠바는 쿠바의 길을, 북한은 북한의 길을 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