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의 출퇴근은 일반적인 직장인의 것과 다른 게 많습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학원강사 때에는 오후중에 출근하여 심야에 퇴근하는 일정이 일반적이었고 그렇다 보니 출근의 풍경은 다른 직장인의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 그때 우연히 봤던 사람에 대한 것이 국내산라이츄님의 "미라클 성형외과" 소설(
외전 29 및
외전 30) 및
설정을 읽다 보니 떠올라서 여기에 써 봅니다.
편도 40분 정도의 버스 출근길의 도중에 꼭 버스를 타는 장신의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뒷모습으로 볼 때는 대략 20대 전반 정도 되는 키 170cm 정도의 여성으로, 주로 흰색 투피스 스커트정장을 입고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검은 롱헤어가 인상적인, 그래서 누구라도 걸어가면 눈길을 줄만한 미형의 체형이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얼굴을 봤을 때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뻔한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얼굴의 오른쪽 절반이 미국의 영화 스크림(SCREAM)에 나오는 고스트페이스(Ghostface)처럼 변형되어 있었다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 그렇게 안면이 변형된 사람을 본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그녀의 그 장애에 대해 깊은 이해를 지니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네의 주민들도 그녀의 사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녀의 모습을 본다고 해서 동요하는 일 없이 평범하게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던 게 보였습니다.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저 혼자 그녀를 괴물 취급하고 놀랐던 게 아닌지.
그 뒤로도 출근길에서 그녀를 볼 기회는 계속 있다가 다른 학원으로 이직하면서 통근루트도 바뀌고 자동차를 구매하게 되어 직접 운전을 하며 다니게 되면서 그녀와 마주칠 일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녀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없습니다만, 이 세상에 기적이라는 게 있다면 그녀에게 일어나서 그 변형된 얼굴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가장 먼저 실현되었으면 하는 생각만큼은 확실히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