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타게 될 차를 고르기 위해 이번에는 제가 직접 발로 뛰기로 작정하고
오늘 수원에 있는 포드 전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어떤 차를 찾느냐는 딜러의 물음에 대뜸 '포드 토러스' 를 말했지만,
전시되어 있는 토러스의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당겼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천장에 닿았습니다.
딜러께서는 그런 제 모습을 보고는, '손님, 이 차는 안 될 것 같네요.' 하며
토러스 옆에 전시되어 있는 익스플로러를 보여주면서 시승을 권유했습니다.
저는 반신반의하면서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당기고 탔는데 SUV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제가 다 들어가고도 여유 공간이 충분했습니다.
뒷좌석도 여유 공간이 충분하기는 마찬가지였고, 포드 특유의 각종 편의장치(자동 폴딩 시트, 마이포드 터치, 크루즈 컨트롤, 주차 보조 장치, 후방 카메라, 소니 오디오 시스템 등) 도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람의 신장에 따라 작동 높이를 조절하는 에어백과, 교통 사고 시 제게 매우 취약한 부위인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 무릎 에어백, 크고 아름다운 두께를 자랑하는 문짝 등 안전성에 있어서도 매우 우월했습니다.
다만,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과 (저를 제외하고, 저희 집에서는 가솔린 차 보기를 돌같이 하는 편입니다),
낮은 연비 (2000cc 모델: 도심 연비 7.8km/l, 고속도로 연비 10.7km/l, 복합 연비 8.9km/l
3500cc 모델: 도심 연비 6.7km/l, 고속도로 연비 9.4km/l, 복합 연비 7.7km/l) 및
부담되는 가격(2000cc: 4800만원, 3500cc: 5300만원) 은 제 발목을 잡았지요.
여담으로, 익스플로러와 덩치가 엇비슷한 링컨 MKX 도 시승했지만 천장에 머리가 닿았습니다.
포드 전시장을 나와 기아 전시장으로 갔습니다.
기아 전시장에서는 레이를 시승 해 보았는데 경차라는 말이 무색하게
운전석에 제가 다 들어가고도 무릎 밑과 머리 위의 공간이 충분했습니다.
익스플로러에 비해 월등한 연비 및 저렴한 가격, 무난한 편의장치(에어컨, 오디오, 발열 시트 등),
경차 혜택(취득세 및 등록세 면제, 고속도로 요금 50% 할인) 등은 그럭저럭 저를 만족시켰지만
매우 좁은 짐칸과 빈약해 보이는 에어백은 옥의 티였습니다.
만약 둘 중에서 하나를 사게 된다면 처음 몇 달간은 부모님께서 할부금을 내지만,
그 다음부터는 제가 스스로 할부금을 내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제가 사는 셈이 되기 때문에
차를 고르는 일에 있어서 더욱 신중해야만 했습니다.
허나, 둘 다 좋아 보이는 차이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여 어느 차를 밀어줘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포드 딜러와 기아 딜러 두 분 다 제 신체에 맞는 자동차는 드물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