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에 들어서는 해외여행을 하지 못했다 보니 면세점을 이용할 기회도 없었다 보니 일단 이 시각이 2010년대까지의 해외여행경험에 기반한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우리나라의 면세점도 일본의 면세점도 다 이용해 본 저는 이런 의문을 품고 있어요.
왜 우리나라에서는 면세점사업이 시한부로 이루어지는지 그것부터가 의문이었어요. 계속 영업할 수 있으면 10년, 20년이 아니라 수십년 수백년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인데 굳이 시한부면허제를 고집해야 하는 것인지조차 이해할 수 없어요. 그리고 그렇게 시한부 면허를 관리하는 데에 행정력을 써야 할 정도로 행정력이 남아도는가요. 형평성을 위해서라 하기도 무엇한게, 참여하고 싶으면 참여하고 시장에 있기 싫으면 나가게 만드는 게 가장 형평성이 좋다는 건 생각도 안 하는지. 그렇게 시장에 맡길 것은 과감하게 맡기고 행정력은 시장에 맡길 수 없는 분야에 특화시키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정말 형평성을 추구한다면 일본의 각 도시에 있는 대형 양판점 등이 사실상의 면세점 역할을 하는 모델도 꽤 좋다고 봐요. 사실 경쟁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면 시장은 가능한 한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독점적경쟁시장이 좋거든요. 일례로 화장품은 랑콤, 메이블린, 샤넬,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의 각 브랜드 직영의 브랜드샵이 강하고 가전제품은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등의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가전양판점이 강하거든요. 그렇게 고유의 강점이 있는 각각의 판매채널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판도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어차피 공항이나 여객선터미널의 면세점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매장규모나 취급물품의 종류 면에서 대도시 내의 양판점을 능가할 수는 없거든요. 세계적으로 큰 공항인 인천국제공항도 그런데, 이전에 잘 이용해 온 한국측의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이나 김해국제공항의 면세점은 작기도 작거니와 제가 살 일 자체가 없는 담배 같은 게 잘 팔리는 터라 좀 그렇고, 일본측의 하카타항의 경우 면세점은 작은 기념품점 수준을 넘지 못하는데다 오사카항 국제페리터미널은 면세점은커녕 편의점조차도 없이 화물터미널 한켠에 지어진 협소한 건물이다 보니 이 경우는 역시 시내의 대형양판점이나 백화점 등에서 미리 쇼핑하는 게 답이죠.
면세점에서 물건을 많이 사게 하려면 가격에서 메리트가 있어야죠.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 비싸게 사는 방법을 택하지는 않아요. 일부러 그렇게 하면 그건 바보인 것이고. 가격에서의 메리트가 주어지지 않는데 구매한도를 늘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세계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나라가 왜 스스로 이런 데에서는 스스로 족쇄를 못 채워서 안달인 것인지.
일반인인 제가 모르는 영역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