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인 1983년을 떠올려 보니까 그 해는 정말 무서운 해였습니다.
아직 취학전이던 어린이였던 저의 기억에 아주 선명한 세 사건이 있었고 모두 대사건이었습니다.
봄에 있었던 두 사건은 둘 다 항공기에 대한 것.
봄에는 갑자기 동네 확성기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야 TV의 보급 자체가 많이 되지 않았으니까 대사건이 있으면 동네 여러곳에 설치된 확성기로 사건을 보도하기 마련인데 봄이 시작될 쯤에는 북한 전투기의 귀순이 있었고 봄이 끝날 쯤에는 중공 여객기의 불시착이 있어서 그렇게 사이렌이 울린 것이었습니다. 당시 중공은 미수교국이었고 대만은 흔히 자유중국이라는 이름으로 통했다 보니 그렇게 중공이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도 대사건이 둘이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집에 칼라TV가 도입된 뒤의 이야기.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군의 공격을 받아 추락했는가 하면 그 다음 달에는 버마에서 아웅산 묘소 폭탄테러사건으로 정부각료들이 희생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취학전의 어린이였던 저도 크게 충격받은 사건이었고 당시에 읽었던 잡지인 어린이새농민이나 어린이자유 등의 월간지에는 동물우화로 재구성된 그 만행이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때의 기억으로부터 40년이 지났고 저는 이미 중년.
그리고 그때의 중공은 현재 중국으로 불리고 버마는 미얀마로 불립니다. 소련은 이미 없어진 국가로 러시아가 소련의 지위를 이어받았습니다. 역시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다음에는 아마 북한의 MiG-19 전투기의 귀순에 대한 것을 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