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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 다 감바는 첼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마드리갈 2023.03.03 18:02:04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라는 전근대의 현악기가 있어요.
이것은 무릎의 비올(Viol)이라는 의미로, 글자 그대로 다리를 벌린 채로 의자에 앉아서 양 무릎으로 악기를 고정시킨 채로 연주하는 찰현악기. 오늘날의 첼로(Cello)와 닮은 듯하면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어요.

현은 대체로 6개에 지판에는 기타처럼 프렛(Fret)이 붙어 있고 활과 마찰되어 소리를 내는 현 말고도 따로 공명현(共鳴弦)이 있어요.
몸통의 형태도 첼로보다는 더블베이스를 닮은 듯하죠. 활을 잡을 때도 더블베이스처럼 아래에서 잡는데, 사실 정확히 말하면 비올의 활을 잡는 방식이 근현대의 바이올린족 현악기에서는 활을 위에서 잡는 방식으로 달라졌고 과거 비올의 방식이 더블베이스에 잔존해 있어요.
1991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에 나오는 한 장면을 보시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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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ow a Movie Helped Fuel a Viola da Gamba Revival, 2019년 2월 20일 The New York Times 기사, 영어

음역도 대략 첼로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약간 정제되지 않은 듯해서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야성미가 느껴지기도 하는 이 비올라 다 감바는 역시 바로크 기악에 빼놓을 수 없는 악기이기도 하죠. 아직 실물이 연주되는 것을 본 것은 몇 번 안되고 그것도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했을 때 본 공연이 전부이지만, 구입한 CD 또는 유튜브를 통해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되는 음악을 생각날 때마다 듣는 기회는 늘리고 있어요.

그럼 비올라 다 감바가 주역인 음악을 하나 소개할께요.
프랑스의 바로크시대 작곡가인 마랭 마레(Marin Marais, 1656-1728)의 1717년 발표 기악곡인 미궁(Le Labyrinthe).
네덜란드의 연주가 카산드라 루크하르트(Cassandra Luckhardt, 화면 가운데 및 오른쪽) 및 미국의 연주가 엘리자베스 리드(Elisabeth Reed, 화면 왼쪽)가 비올라 다 감바를, 미국의 연주가 캐서린 히터(Katherine Heater)가 쳄발로를 연주하는 영상을 소개할께요.


이번주도 평온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좋아요.